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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장하성-박현주 ‘투명경영’ 통했다

등록 2006-09-26 19:02수정 2006-09-26 23:10

장하성 VS 박현주
장하성 VS 박현주
‘매운 손―큰 손’ 전화통화
기관투자가 제구실 강조

국내 자본시장에서 펀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변화를 몰고올 태풍으로 떠오르고 있다. 태풍의 눈에는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장 교수는 시민단체 경제개혁운동의 대부이고, 박 회장은 증권 셀러리맨에서 금융계 거물로 성장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장 교수는 태광그룹을 향해 수술칼을 든 한국기업 지배구조 개선펀드(장하성펀드)의 투자고문으로, 박 회장은 국내 최대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금융그룹 리더로서, 펀드의 역할에 대해 비슷하면서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두 사람은 기관투자가가 더는 이사회의 ‘거수기’에 머물러선 안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장 교수는 26일 “한국에선 기관투자가들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며 “기관투자가의 역할 모델을 제시해 제 몫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무례하지 않게 기관투자가로서 투자 기업에 의견을 개진하겠다”며 “펀드 운용회사를 하는 사람이 그 정도 얘기는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물론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강조하며 중장기 투자를 중시하는 것도 같다. 박 회장은 “기업지배구조나 노사관계, 대주주의 역할, 경영 투명성 등을 대단히 관심있게 봐 왔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보유자산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같은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 장 교수는 “기업이 자본을 쌓아두기만 하고 투자도 배당도 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돈을 쌓아만 두느니 배당을 통해 소비를 촉진시키는 게 경제에 좋지만, 투자하려고 쌓아둔 돈을 배당하라는 요구는 부당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도 “기업들이 투자할 곳이 없다며 성장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한 채 돈을 쌓아놓고만 있어선 안된다”며 “투자는 외면하고 배당에만 신경쓰는 기업은 투자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사모펀드인 장하성펀드와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중시하는 공모펀드인 미래에셋펀드 사이에는 행동방식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장하성펀드의 근본 목적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며, 소액주주운동의 연장이다. 5% 안팎의 지분만 갖고도 태광의 지배구조를 문제삼아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다. 이에 견줘 미래에셋펀드는 주로 개인투자자들의 자산을 바탕으로 한 공모펀드의 성격 때문에 적극적인 경영개입은 부담스러워한다. 주총에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통해 견제할 수도 있음을 내비치면서도 결국 말을 듣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한) 돈을 빼겠다는 소극적인 태도다. 펀드 규모에서도 차이는 크다. 장하성펀드가 1300억여원을 모은 반면, 미래에셋이 증시에서 굴리는 돈은 14조원을 넘는다.

이처럼 두 펀드 사이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지만 장 교수와 박 회장은 개인적으론 펀드 운용에 상당한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두 사람은 이날 직접 전화통화를 하고 “어느 펀드가 좋고 나쁘고는 없다. 다만 각 펀드가 애초 표방한 구실을 제대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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