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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박현주의 장하성 재반론 “배당은 분배가 아니다”

등록 2006-09-26 16:10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이 기업의 성장과 장기 투자문화의 확산을 위해 배당보다는 투자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박 회장은 26일 여의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요구하겠다'는 자신의 입장을 반박한 장하성 교수에 대한 의견 등을 설명했다.

박 회장은 "시장에는 다양한 펀드가 있고 다양한 생각이 있는 만큼 장 교수와 내가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보지 말아달라"며 "다만 우리 기업의 설비투자 축소로 성장 잠재력이 줄어든 만큼 이는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증권사 대형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 일문일답

-- 장하성 교수가 기업에 투자를 요구하겠다는 부분에 대해 반박했는데.

▲ 존경하는 장 교수가 해온 일들은 분명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고 자본시장에 옳은 방향일 수 있다. 시장에는 다양한 펀드가 있고 운용방식이나 운용자의 생각도 다양할 수 있는 만큼 나와 장 교수가 대척점에 있다고 보지 말아 달라.

기업의 투자를 강조했던 것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제자리에 머물면서 잠재 성장률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투자 문제는 기업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고민할 문제다. 또한 배당을 꼭 분배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투자를 하지 않은 기업이 배당 압력을 받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부당하고 일방적인 배당 요구는 생각해 볼 문제다. 기업들이 더 성장해야만 하는 상황이고 이런 성장이 장기투자자의 이익과도 부합한다고 생각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해해달라.

-- 기업 경영에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나..또 어떤 방식이 가능한가?

▲ 기업 경영에 간섭할 의사는 전혀 없다. 단지 기업활동에 문제가 있고 수익자의 이익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나름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 만약 다른 투자자로부터 부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면 오히려 도와줄 수도 있다.

-- 기업들이 투자대신 배당만 해왔다는 논리에 대해 장 교수가 실체가 없다고 반박했는데.

▲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데이터를 보는 시각에 따라 의견은 다를 수 있다. 다만 어렵게 형성된 장기 투자문화를 유지하고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배당보다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투자가 없이는 앞날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 기업들이 투자에 대한 조언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 투자를 안하는 기업은 수익성이 떨어지고 결국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따라서 어느 순간까지는 지분을 보유하며 개선을 요구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만큼 떠나지 않을 수 없다.

-- 삼성전자의 경우도 투자는 줄고 자사주매입은 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 삼성전자는 지금 성장과 배분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하고 있는 것 같다. 장기투자자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다만 투자가 줄어들면 어려워질 수 있다.

한편 이익의 안정성 측면에서 여러 사업부를 붙여 놓았기 때문에 그 동안은 환상적이었다.

-- 국내에서 추가 인수합병 계획은 있나?

▲ 운용사의 경우 추가로 인수할 필요성을 못느낀다. 다만 증권사의 경우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대형사가 매물로 나오면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국내 증권산업 전체로 봤을 때 좀 더 큰 증권사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때에 따라 양보도 가능하다. 보험사업은 아직 추가적인 규모 확대 보다 내공을 더 쌓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2년 가량 지나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다.

김상훈 기자 meolakim@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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