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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장하성 교수, 박현주 회장 `투자 우선론' 공박

등록 2006-09-26 16:10수정 2006-09-26 16:13

일명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의 고문을 맡고 있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경영대학장)는 26일 "기업들이 투자할 곳이 없다면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이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기업이 투자할 곳도 없으면서 배당도 하지 않은 채 현금만 쌓아놓고 있다면 국가 경제를 망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성장은 소비와 투자를 통해 이뤄져야 함에도 소비활성화로 인한 경제성장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기업이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면 배당을 통해 소비를 촉진시켜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는 배당을 나쁜 것처럼 보는 시각이 많은데 기업이 일정한 수익을 올렸지만 투자할 데가 없어 현금을 쌓아놓고 있으면서도, 주주에게 배당도 하지 않는다면 더욱 문제다"라며 "최근 제기된 태광산업.대한화섬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비난했다. 그는 "물론 기업들이 투자할 계획이 있어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주주권리 행사에 대해 "주주로서 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인 권리 행사인 만큼 가능하지만 경영진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라, 마라를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더구나 투자는 거시적인 것이어서 경영상 판단에 의해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기업이건 나라건 장기적인 성장과 주가상승이 가능해진다"며 "연구개발·신규사업 등의 투자없이 배당에만 전력하는 기업은 미래에셋 보유 지분을 바탕으로 주주총회에서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 교수는 "기업이 투자에 나서도록 이의를 제기하겠는 (박회장의) 발언은 정부의 투자 요구와 같은 정치적인 발언처럼 느껴진다"며 "다만 일부 언론에서 (나와 박회장의 발언을 두고) 분배론자, 성장론자로 가르는 것은 난센스이며 더구나 (우리가) 서로 각을 세울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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