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달러 육박…위안화 절상 회피
한국도 뭉칫돈 유입여부에 촉각
한국도 뭉칫돈 유입여부에 촉각
중국 정부가 개인과 기관이 보유한 외환을 국외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환을 관리하는 데 따르는 부담을 덜고,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압력을 피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한국과 일본, 홍콩을 비롯해 세계 주요 주식시장은 중국의 뭉칫돈이 들어올 가능성을 타진하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6일 개인과 기관이 보유한 외환을 정부의 허가를 받은 펀드관리회사를 통해 국외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7일 보도했다. 국가외환관리국은 “펀드관리회사는 정부로부터 외환거래 승인과 투자쿼터를 할당받아야 한다”며 “개인과 기관은 은행 계좌를 통해서만 보유한 외환을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처는 늘어나는 외환 관리에 따르는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2월 일본을 추월해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 됐다. 6월 말 현재 외환보유고가 9411억달러에 이른다.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 말에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이 외환위기를 대비하고도 9000억달러 이상의 외환이 남아도는 것으로 추정한다.
막대한 외환보유고는 중국 당국에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 등 거래상대국으로부터 위안화 절상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은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을 경우 중국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달러화가 급격히 하락할 경우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현재 외환보유고 대부분을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의 국외투자 자유화는 세계 주식시장에 뭉칫돈이 흘러들어갈 가능성을 예고한다. 중국의 이른바 ‘큰손’들은 엄청난 자금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론 홍콩 주식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과 일본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한다.
오재열 한국증권 중화시장분석팀 차장은 “가장 큰 영향은 홍콩 주식시장이 받을 것”이라며 “시장의 장애 요소들이 해소된다면 일부 중국 자금이 국내에 인수합병 자금 등으로 들어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관투자가들은 포스코나 삼성전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김진철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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