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 전후 최대 매물 잠복…접근땐 ‘팔자‘ 쏟아져
투자심리 위축 힘달려 “당분간 조정 이어질 듯”
투자심리 위축 힘달려 “당분간 조정 이어질 듯”
두달 동안 11차례 돌파 시도 번번이 좌절 국내 증시가 1300선 돌파라는 최대 고빗길 앞에서 계속 비틀거리고 있다. 6월초 코스피지수 1300이 무너진 뒤 지금까지 11차례 1300선 복귀를 시도했으나 번번히 좌절됐다. 1300선 탈환 움직임이 시작된 6월30일부터 최근까지, 6차례나 장중에 1300을 ‘터치’했으나, 장 마감까지 지켜낸 것은 7월11일(1300.44) 단 한차례뿐이었다. 분석가들은 이처럼 1300선 돌파가 힘든 가장 큰 이유로 1300대 초반에 집중 분포한 매물대를 들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집계한 올들어 7월까지 코스피지수별 거래량 분포를 보면, 1290~1350 사이의 거래량이 전체의 38.70%(174억여주)에 이른다. 반면, 1350~1380은 11.62%, 1260~1290은 6%에 불과하다. 키움증권의 분석을 봐도, 2005년 이후 코스피지수 1300~1340 사이의 매입물량이 전체 거래량의 17.9%에 달한다. 매물대란 과거 투자자들이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가격 구간이다. ‘매물대가 두텁다’는 것은 ‘해당 지수 구간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100원에 산 주식 가격이 80원까지 떨어진 투자자는 다시 100원이 되면 원금을 회복했다는 안도감에 주식을 되팔 가능성이 높아, 매물대가 두터운 구간에선 주가 상승이 그만큼 힘들다. 결국 두터운 매물대를 통과해야 추가 상승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이슈가 물가상승 우려에 따른 금리인상에서 경기둔화 쪽으로 바뀌고 있는 데다 부진한 각종 경기지표 탓에 투자심리가 위축돼 거래 자체가 줄어들면서 1300대 초반 매물대 소화는 더 늦어지고 있다. 실제로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 1월 4억8617만주에서 6월 2억1224만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증시 분석가들은 이를 감안할 때 당분간 조정국면이 더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1300대 초반이 무거운 매물대이기도 하지만 거시경제와 기업실적을 볼 때 상승 기조를 지지할 만한 상승 모멘텀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국내증시가 세계 경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낮지만 상승 모멘텀이 없어 매물 소화과정 내지는 조정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일 코스피지수도 1280대에서 시작해 장 후반 1290~1295 사이를 오가다, 전날보다 7.75(0.60%) 오른 1295.11로 마감했다. 거래가 매우 부진해 거래량은 1억5280만주에 불과했다.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 공개시장위원회와 금융통화위원회의 국내외 금리 결정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소극적 매매에 나섰다. 외국인은 2203억원 순매도를 이어갔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722억원, 132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2028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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