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원 근속기간은 은행직원의 절반 그쳐
‘증권맨은 철새? 은행원은 텃새?’
국내 대형 증권사 직원들의 평균 근무기간이 은행원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내 7개 대형 증권사들의 사업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기준 증권사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8.08년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이 평균 5.67년으로 가장 짧았고, 대신증권이 9.58년으로 가장 길었다. 중소형 증권사는 4~6년 수준이었다.
반면, 서울에 본점을 둔 6개 상장은행 직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15.7년으로 집계됐다. 기업은행의 평균 근속기간이 17.83년으로 가장 길었고 통합 전 조흥은행 16.75년, 우리은행 16.42년, 국민은행 16.17년, 외환은행 15.1년의 순서였다. 하나은행이 11.9년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짧았는데, 이는 남자 직원들의 평균 근속기간(16년)보다 여직원들의 평균 근속기간이 7.4년으로 더 짧았기 때문이다.
은행에 비해 증권사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이처럼 짧은 이유는 각 분야의 우수한 직원들을 경쟁적으로 데려오는 증권업계의 인력충원 방식 때문이다. 특히 증시가 활황일 경우 고급인력들의 회사 이동이 많고, 개인은 물론 관련 팀 전체가 한꺼번에 자리를 옮기기도 한다.
이런 인력 이동 풍토가 국내 증권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보성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된 ‘증권산업의 인적자본 축적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국내 증권사들의 인력 관리가 취약해 상당수의 우수한 인력들이 외국계 증권회사로 이탈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잦은 이직이 증권회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국내 증권산업의 경쟁력 확보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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