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증시, 과거 중동사태때 곧 회복
미 경제전망·금리인상 파장 크게 출렁
미 경제전망·금리인상 파장 크게 출렁
‘대포 소리가 들릴 때 사고 나팔 소리가 울릴 때 팔아라.’ 나폴레옹 전쟁 당시 영국의 은행가 로스차일드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치에서 이 경구를 소개하며 중동발 악재에 시장이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간 몇차례 중동 위기가 닥쳤을 때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충격을 받았지만 곧이어 충격을 흡수하며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다. 67년의 6일전쟁 개시 당일 다우존스평균지수는 1.80% 급락했으나 일주일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악재가 찾아온 지 1년 뒤의 모습은 좀 더 분명했다. 6일전쟁 당시는 물론,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90년 8월)과 미국의 이라크 공습(2003년 3월) 이후 1년 동안 주가는 크게 뛰어올랐다. 특히 2003년 당시 주가 상승폭은 24.56%나 됐다. 다만 아랍 국가들이 한목소리로 석유 수출 금지조치를 단행했던 73년의 경우는 예외로 꼽힌다. 73년 당시엔 1년 사이 다우존스평균지수가 40% 가까이 폭락했다.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을 벌인 80년엔 시장이 중동발 악재보다는 미국의 기록적인 고금리 정책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우리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은 발견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동발 악재 발생 직후 주가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조정폭은 2~3%에 불과했다”며 “리스크가 사라진 후 주가는 빠르게 복원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헤즈볼라의 공격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다가오면서 국제금융시장은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각) 미국 다우존스는 전주말 대비 8.01포인트 오른 1만747.36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시장 역시 전주말 대비 0.37포인트 오르며 진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폭은 다소 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일구 랜드마크투신운용 이사는 “중국의 긴축문제와 일본 금리인상 등의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18일 우리 주식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 날 코스피 지수는 전주말에 비해 21.71포인트나 떨어진 1233.4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15.69포인트나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우리 주식시장이 중동발 악재보다는 미국발 뉴스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19일(현지시각) 아침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하반기 경제전망에 관한 증언을 할 예정이다. 같은 날엔 6월 중 미국 소비자물가 동향이 발표된다. 다음날(20일) 공개될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도 관심거리다. 19~20일에 잇달아 전해질 미국발 뉴스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 금리인상 여부를 가늠할 잣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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