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마빈 도이치방크 주식부문 한국시장 리 서치 책임자는 26일 "한국 증시는 미국의 유동성 바다에 떠다니는 신흥시장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스티브 마빈은 이날 '외국인이 주고 가져간다'(The Yankee giveth and taketh away)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조정 국면에서 한국 증시가 외국인의 통제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들어 4월까지 2조1천억원을 한국 증시에 퍼부었던 미국 펀드 매니저들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감에 휩싸이면서 매수 강도를 줄였다"면서 "이런 '핫머니'의 불안정성이 코스피지수에는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마빈은 "1월 중순 마지막 조정 이후 지수가 역사적 고점을 새로 쓸 수 있었던 것은 미국 투자자의 공격적인 '사자'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번에는 개인과 펀드만이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으며 시장에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결국 "한국 증시가 여러 신흥증시와 차별화를 보이지 못하고 미국 유동성의 바다에 떠다니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빈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경감돼 미국 자금이 다시 아시아 주식을 사기 시작한다면 코스피지수를 포함해 아시아 증시가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한국 증시는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흐름에 민감한 한국 경제의 특성과 또 부진한 기업 실적을 감안하면 결국 다른 증시보다 취약할 수 있다고 마빈은 경고했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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