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플레·금리인상 우려
외국인 한달간 5조 팔아치워
코스피 올들어 최저치 미끄럼
외국인 한달간 5조 팔아치워
코스피 올들어 최저치 미끄럼
주가의 심리적 지지선인 1300 선마저 무너졌다. 코스닥도 4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7.62(2.82%) 내린 1295.76으로 마쳤다. 1300 아래로 주저앉은 건 지난 1월23일 1297.43을 기록한 뒤 4개월여 만이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6.78(2.63%) 떨어져 지난 1월24일(618.18) 이후 최저치인 620.20으로 마감했다.
주가 하락은 연일 ‘팔자’에 나선 외국인의 영향이 가장 컸다. 이날도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2일째 ‘팔자’를 이어가 231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25일 이후로 한달여 동안 5조306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도 물량을 받아온 투신권도 프로그램 매도 때문에 9일 만에 ‘팔자’로 돌아서 76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기관 전체로 11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157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2733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유가증권 시장은 운수창고(-4.84%), 은행(-4.68%), 기계(-4.09%), 건설(-4.08%) 업종이 4% 이상 크게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각각 2.07%, 3.77% 내렸고 엘지필립스엘시디(-3.14%), 엘지전자(-2.09%)도 약세였다. 국민은행이 4.95% 떨어진 것을 비롯해 우리금융(-3.31%), 신한지주(-3.77%), 하나금융(-5.07%) 등 대형은행주들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현대차(-2.10%)와 기아차(-1.53%)도 하락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증시 급락의 주요인이다. 이에 따라 6월 미국의 여러 경제지표가 발표되기까지는 조정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주가 동향 예측은 다소 엇갈린다. 1300 선이 붕괴됨에 따라 1250 선까지 떨어지고 최악에는 1200 선까지 갈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1300선 붕괴는 극히 일시적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공통적으로는 1300 선이 붕괴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불확실성에 더해 일본 금리 상승에 따라 엔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자금을 빌려 해외에 투자하는 것) 종료에 대한 불안감이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를 자극하고 있다”며 “6월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금리 추가 인상 여부가 가려질 때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일차적 지지선은 1250, 최악의 경우 1200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해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6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 발표 이후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매수세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며 그 이전에 본격 반등은 어렵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1250~1280 선을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300 선 하향 이탈은 심리적 지지선을 상실한 것이어서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겠지만 추가 하락이 깊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원자재 가격과 신흥시장이 진정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월말 발표될 산업생산 및 수출 지표가 향상됐을 것으로 보여 외국인 매도가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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