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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큰 장세 일단 관망을
국내외 주가 급락…펀드 투자 어떻게 국내 증시를 비롯해 세계 증시가 함께 폭락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는 물론 국외펀드 수익률까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올 1월 이후 1천만원을 거치식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1월16일~3월23일), 에너지 관련 실물펀드(3월27일~5월4일), 인도투자 역외펀드(5월10일~22일)에 잇달아 투자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면, 현재 손실은 227만원에 이른다. 1월 증시 폭락 때와 같은 대규모 환매사태는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시장을 관망할 때라고 충고한다.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섣부른 환매는 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매달 일정 금액씩 넣는 적립식의 경우에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펀드 수익률 손실…적립식 설정액은 늘어=국내외 증시 급락세 때문에 각종 주식형 펀드 손실이 늘어나고 있다. 24일 한국펀드평가 분석을 보면, 지난 12~22일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손실은 7% 안팎이다. 국외펀드 역시 인도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손실 폭이 두드러졌다. 19일 기준으로 역외 인도 펀드의 1주일간 손실은 11.77%, 유럽 신흥시장은 9.72%, 남미는 6.50%, 세계 신흥시장은 6.39%에 이르렀다. 그러나 적립식 펀드 수탁액은 늘고 있다. 4월 1조3천억여원 빠져나간 적립식 국내주식형 자금이 5월 들어 18일까지 1조2941억원 늘어났다. 최근 하루 평균 1078억원이 적립식 펀드로 들어오고 있는 셈이다. 4월 증시 상승기엔 이익 실현을 위한 환매가 늘면서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5월 주가가 하락하자 저점 매수의 시기로 보고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섣부른 환매 안돼…목표 수익 낮춰 재조정=일단 불안심리가 커지고 환매 욕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성급한 환매는 피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환매 신청 뒤 주식형은 4일, 채권형은 3일, 국외펀드는 5~8일 이후 가격을 기준으로 환매가 이뤄져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동수 한국펀드평가 애널리스트는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오히려 손실이 커질 수 있으므로 변동성이 줄고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때까지는 환매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목표 수익을 낮추더라도 선진시장이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 등에 자산 일부를 배분하는 큰 그림을 그릴 국면이라는 지적이다. 또 적립식 펀드는 앞으로 2~3년간 꾸준히 보유하면 목표 수익률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새로 펀드를 가입하려는 경우, 1년여 단기 투자를 계획한다면 주식형과 채권형이나 엠엠에프(MMF)에 절반 비율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며, 거치식은 증시 변동성으로 위험하므로 성격이 다른 펀드 2~3개로 잘게 나눠 매달 조금씩 적립식으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3년 이상 투자를 염두에 뒀다면, 주식 비중을 80%까지 가져가며 분산투자해도 큰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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