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공모주 시장도 이제 레드오션으로 전락하는가 높은 경쟁률에 비해 주가 상승폭은 미미해 반찬값 건지기도 힘들어진 상황에서 최근 코스닥에 등록한 팅크웨어, 엔트로피 두 종목은 아예 공모가격 밑으로 빠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전반적인 증시 약세가 원인이긴 하지만 이중 엔트로피는 상장 첫날부터 하한가로 내리꽂히면서 공모가가 붕괴돼 투자자들이 허탈을 넘어 배신감 마저 느끼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마당에 청약을 받겠다고 나선 공모주가 이번주 후반에 3종목이나 몰려있어 공모주 매니아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반인 대상 모집금액만 184억으로 비교적 많은 편이어서 공모주 투자의 최대 단점인 쥐꼬리 배정이 이번엔 조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소액 투자자들로선 어떤 종목을 찍어야 할 지 갈등이 심하다. 세 종목을 모두 청약하기엔 자금이 벅찰 뿐아니라 무엇보다 재수 없으면 원금손실을 각오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그러나 밤이 깊으면 새벽이 밝아온다는 상식처럼 다시 블루오션을 예고하는 기대주도 엿보여 되레 희망을 가져볼만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한다. 더구나 증시에 처음 상장되는 새내기주에 대한 주가 추정은 자료부족과 초기 수급등 여러 변수로 인해 더욱 어렵다. 하지만 공모주도 더이상 묻지마 투자가 통하지않는 상황이므로 최소한 기업내용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 정도는 마친뒤 청약에 임하는 성의가 필요하다. 글쓴이도 주식에 대해선 선무당이지만 위 세 기업중 과연 어느 종목이 공모가 대비 상승률이 가장 높을지 재무제표에 나온 실적을 중심으로 들여다봤다. 다소 지루하고 고통스럽더라도 같이 공부한다는 심정으로 훑어봤으면 좋겠다.
1.구원투수 롯데관광개발 시선 집중 세 종목중 관심의 주대상은 환율하락 수혜주로 요즘 뜨고있는 여행업체 빅3중 하나인 롯데관광이다. 정확히 말하면 롯데관광개발이다. 롯데관광은 외국인의 국내여행을 알선하는 In-bound업체고 이번에 청약을 받는 롯데관광개발은 반대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을 알선하는 Out-bound업체다. 바운더리는 다르지만 서로 관계회사다. 또한 둘다 롯데라는 상호를 쓰고 있지만 이름만 빌렸을뿐 롯데그룹과 실질적인 내부거래는 없다. 자세한 기업내용은 생략하자. 경제지나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대부분 소개됐으므로. 한 기업의 가치를 추정하는 데는 절대(본질)가치 평가법과 상대가치 평가법이 있다. 여기선 실적 지표를 토대로 유사기업과 비교한 상대가치를 끌어내 주가를 추정해본다. 코스닥에서 거래되고 있는 동종기업인 여행사들의 최근 실적과 주가를 비교해 롯데관광의 상대적인 가치를 구해보자는 것이다. 1) per로 본 상대가치 먼저 수익성을 잘 반영하고 계산하기도 손쉬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인 per(주가수익배율)를 적용해본다. per란 해당기업의 주가가 주당 순이익의 몇배인 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공모주2
작년실적 기준 롯데관광의 현재 비교주가는 457.5X50=22,875 (모두투어의 경우 올 실적호전 기대감에 무상증자 재료까지 겹쳐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배율은 약 86으로 고평가돼있어 이를 적용하기는 무리여서 하나투어의 per에 준해 50을 줌) 올 추정실적 기준으론 846.6X27.5=23,281(롯데관광 추정 주당순익에 하나, 모두투어 주가수익배율의 산술평균값 곱함) 결국 per를 기준으로 볼때 롯데관광의 상대주가는 평균 23,000원대가 나옴. 올 매출액과 이익 규모가 유사할 것으로 추정되고있는 모두투어의 현재 시가총액을 롯데관광에 그대로 대입해 주가를 계산해보면 25,200원. 2) EV/EBITDA 조금 어려운 개념이지만 기업가치(EV)와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EVITDA)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로 개별기업간 회계처리 방법의 상이함과 세율, 이자율 등 외부변수의 차이를 제거해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하게 되는 장점이 있어 per와 함께 자주 사용되는 방법임. 역시 5월19일 하나와 모두투어 종가기준으로 재산정해 본 롯데관광개발의 상대가치는 하나와 모두의 EV/EBITDA 산술평균 46,49 적용하면 32,819원 역시 다소 고평가된 모두투어를 빼고 하나투어만을 적용했을땐 28,513원. 결국 이 기준으론 앞의 PER보다 상당히 높은 28,000~33,000원대 3) PBR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주가가 주당 순자산(BPS)의 몇배에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주로 자산 건전성이 중요시되는 금융회사의 평가에 주로 사용되지만 투자 보조지표 차원에서 한번 계산해보면 2,407(롯데관광개발 주당 순자산)X15.3(평균 주가자산배율)=36,827 X13.79( 모두투어 주가자산배율)=33,192 순자산가치 측면에선 33,000~37,000원대로 가장 높은 가격이 나오는데 이는 거꾸로 장치산업과는 거리가 먼 여행업체들은 순자산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 4) 기업내용 측면 롯데관광개발은 해외여행 알선회사중 국내 2위권 업체다. 정확히 말하면 점유율면에서 모두투어에 근소하게 뒤지는 3위다. 1위는 하나투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도매업체라면 롯데관광개발은 소매업체라는 점이 다르다. 대리점을 통해 여행객을 모집하는 두 업체와 달리 롯데관광개발은 고객을 직접 모집하는 직판업체다. 따라서 대리점에 떼주는 수수료가 발생하지않아 유리하다. 즉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구조다. 국내여행업계의 점유율은 소매와 도매 비율이 약 7대3으로 그만큼 영업환경면에서도 확장의 여지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판매채널이 다양하지못해 외부환경 변화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위험성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여행 소매업체 1위에다 동화면세점 등 관계회사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하면 모두투어의 추월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게다가 수급측면에서 대단히 매력적이다. 한달간 유통가능한 주식수가 총주식수의 6%대인 60만주에 불과하다. 따라서 실적기준 상대가치는 보수적으로 잡아 평균 25,000원 안팎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할증요인을 감안하면 28,000원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수급요인에 힘입어 오버슈팅한다면 상장초기 3만원 벽을 일시적으로 넘어설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펀더멘탈상으론 다소 버거워보인다. 결론적으로 공모가 18,000원대비 50% 안팎의 주가상승률을 기대. 2. 씨앤비텍 상승여력 제한적 (너무 글이 길어져 여기서부터는 과정 생략하고 축약합니다.) CC TV 카메라를 생산하는 업체로 부가가치가 높은 줌카메라가 주력품목. 같은 방법으로 유사업체의 5월19일 주가와 PER에 따른 상대가치를 구하면 600.77(05년 주당순익)X10(유사업체 평균 PER)=6,007 910.83(주간사가 추정한 06년 주당순익)X9(올 1분기 실적대비 유사업체 평균 PER)=8,197 이를 평균하면 7,100원으로 공모가 5,600원 대비 27%대 상승여지. 줌카메라 부문에서 삼성전자 엘지전자 등 대기업과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점이 부담스럽고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일반카메라 부문의 매출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할인요인. DVR을 포함한 영상보안장비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긍정적. 하지만 씨앤비텍은 수출비중이 지난해 기준 88%에 달해 최근 원화급등에 따른 환차손으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기때문에 8,000원대 주가진입은 힘들어 보임. 3. 제이브이엠 어디로 튈지 예측불허 사실 주가예측이 가장 난감한 종목이다. 병원, 약국에 자동화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 전자동 정제분류포장시스템(ATDPS)이 주력으로 국내시장 사실상 독점, 세계시장에서도 일본 3개사와 과점을 형성하며 20% 점유.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30%를 상회하는 등 롯데관광개발 못지않게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문제는 공모가격이 높게 책정된 느낌. 국내 독점업체이므로 당연히 상대가치를 비교할만한 기업이 없다. 주간사도 할 수없이 절대가치(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로 제이브이엠의 공모 희망가를 산정했다. 그런데 그 할인율(자본 환원율)을 현재 저금리 상황이 반영된 5.14%로 적용함으로써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되는 결과를 빚지않았을까 라는 의심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즉 할인이 적게 됨에 따라 현재가치가 부풀려지는 셈. 지난해 주당 순이익은 1044.24 .주간사가 추정한 올 주당 순익은 1422 공모가격 17,000원은 per로 각각 16, 12에 해당돼 시총기준으로 1000억을 넘어섬. 비교하기에 적당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가깝다고 여겨지는 의료기기업체인 자원메디칼, 피제이전자등 5개 업체의 평균 per는 9로 제이브이엠의 상대적 고평가를 뒷받침. 자동화장비가 필요한 국내약국중 대부분이 이미 장비를 설치하는 등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도 다소 부담으로 지적. 최근 3년간 40%안팎의 고속성장에다 업종의 희소성과 독과점 프리미엄을 얹어 per를 각각 20과 15로 준다면 21,000원대 주가가 나옴. 그래도 공모가 대비 24% 상승에 그친다. 시장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공모가를 밑돌 수 있다는 의견에서부터 높은 진입장벽과 세계적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40%대 상승률을 점치는 시각까지 다양. 개인적으론 좀 보수적으로 바라봐야하지않느냐는 생각. 돈의 합리성은 수익률 평준화를 재촉 결국 이번 공모주 3종목 청약 우선순위는 단연 롯데관광개발. 씨엔비텍은 제한적 수익에 그칠 전망이며, 리스크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어 주가 변동성이 클 걸로 보이는 제이브이엠은 다크호스로 남겨둘 수밖에 없다. 변수는 역시 경쟁률에 있다. 2조원 이상의 부동자금이 몰릴 걸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관광개발쪽으로 청약자금의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면 실제 수익률은 달라질 수도 있다. 자본의 본질이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을 낳았다고 하듯이 돈의 본능적 후각은 결국엔 수익률을 평준화로 수렴할 것임을 공모주 투자에서도 예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까지 분석은 재무수치를 기계적으로 대입한 데 지나지않으므로 변화무쌍한 주가흐름을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뚜렷할 수 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기업내용에 대한 단상들도 모두 책상머리에서 나온 주관적 편향으로 가득찬 것이므로 단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고 최종적으론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투자를 해야함은 투자동네의 관습헌법이다. 끝으로 상대가치는 시시각각 변화하므로 상장 직전 무렵에 그동안의 시세변화를 반영해 수치를 수정할 것임을 밝히면서 이만 즐~투~!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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