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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현정은쪽, 현대증권 연일 팔자 왜?

등록 2006-05-16 18:42수정 2006-05-16 23:49

현대상선 증자 참여위한 자금 마련용 분석
현대증권 증자설 돌아…건설 인수와 연계 해석

현대중공업과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자금 마련를 위해 현대증권 등 계열사들의 연쇄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총수일가들이 현대증권 주식을 연일 팔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부모인 현영원 현대상선 고문과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현대엘리베이터의 대주주)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각각 4만3천주와 9만6670주의 현대증권 주식을 장내에서 팔았다. 주식 매도금액은 모두 20억여원에 이른다. 이로써 현정은 회장 일가가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은 0.21%에서 0.11%로 떨어지게 됐다. 현대그룹 쪽은 “현 고문 부부가 개인적인 자금이 필요해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시에서는 현대증권이 현대건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할 것이라는 얘기와 결부짓는 시각이 많다.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공언하고 현대상선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현대증권도 3천억~4천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건설 인수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 말했다. 지난 4일 현대증권은 24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발행할 주식수를 3억주에서 6억주로 늘리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발행 주식수 확대는 유상증자로 가는 수순이다. 증시에서는 일단 현 고문 부부가 현대상선의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자금 마련 차원에서 주식을 판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대증권의 유상증자가 실시될 경우 발행주식 증가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그룹총수의 부모들이 미리 주식을 파는 것은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적절한 주식매매 혐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대형종합금융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이며 현대건설 인수와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박광철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국장은 “발행 주식수 확대 안건 자체를 악재로 보기는 어려워 불공정거래로 단정짓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이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을 분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증권가에 돌고 있다. 최근 현대상선 유상증자에서 실권주 인수 계획을 철회한 현대증권이 그룹에서 분리할 경우, 현대상선 지분 보유나 현대건설 인수에서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지분율이 떨어지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상 지배력이 유지된다고 인정하면 계열분리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많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현대증권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놓지는 않을 것이므로 계열분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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