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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현대건설, 집안 싸움에 몸값 급등

등록 2006-05-02 15:35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간 현대상선 경영권 싸움으로 현대건설[000720] 주가가 급등했다.

2일 현대건설과 현대건설우 주가는 각각 2.90%, 12.29% 오른 6만400원, 2만9천700원으로 마쳤다.

현대건설은 이날 장초반 6만6천5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다시 경신하면서 시가총액도 7조3천여억원으로 7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현대건설 거래량은 283만여주에 전거래일의 4배에 육박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상선 지분 인수로 현대그룹과 범현대가(家)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며 이 경영권 분쟁의 한 가운데에 현대건설이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상선 지분을 8.69% 보유하고 있어 이 회사를 인수하면 현대상선 인수전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회사 자체가 범현대가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커 현대중공업과 현대그룹간 경영권 분쟁의 불꽃이 조만간 현대건설로 옮겨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현대상선에 대한 지분율(우호지분 포함)은 유상증자 후 현대그룹이 33.78%, 범현대가의 경우 34.18%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이르면 이달 중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현대건설 매각작업을 앞두고 두그룹간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시총규모가 워낙 커 대우건설과는 달리 타회사들의 인수전 참여는 별로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현재 외국인은 지분율이 16%에 불과한 데다 그 마저도 분산돼 있어 인수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아울러 현대중공업그룹은 최대 2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자금 여력 측면에선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식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 시가총액이 장중 7조원을 넘어선 상황이어서 타회사들은 인수전에 참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모기업 성격이 강하고 건설업체로서의 인지도도 높고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어 인수시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이라며 "시총 규모가 워낙 커 매각작업은 수의계약 등의 형식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종림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현대건설은 그간 급등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으나 M&A 이슈로 인해 추가 상승이 확실시된다"며 "지분 50% 이상 인수시 매각대금은 4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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