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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현대차그룹주 끝모를 추락..악재 산적

등록 2006-05-02 15:33

현대차그룹주가 정몽구 회장 구속과 내수판매 부진 등 잇따른 악재에 외국인 매도까지 겹쳐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 회장이 구속돼 경영권 공백 우려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4월 내수판매도 부진을 보임에 따라 당분간 현대차그룹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현대차그룹주 집중 매도 = 2일 현대차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는 전일대비 각각 1.93%, 3.87%, 3.96% 하락했다.

글로비스와 현대오토넷, 카스코 등 다른 계열사도 3~7%대 급락세를 이어갔다.

3월 말 시작된 검찰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수사에도 한동안 관망세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도 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계기로 공격적인 매도세로 돌아섰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동안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식에 대해 각각 1천690억원, 378억원, 84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현대제철 등 다른 계열사를 포함한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3천132억원으로 이 기간 외국인 누적 순매도 금액의 20%에 육박한다.

송상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 급등한 한국 증시에 불안감을 느끼던 외국인이 환율 리스크에 검찰수사까지 겹친 현대차그룹주를 집중 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당분간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기대했던 내수판매도 부진 = 정 회장이 구속수감된 가운데 현대차의 4월 내수 판매대수가 작년 동기 대비 15% 가까이 급감한 것도 현대차그룹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임채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초 2.4분기에 자동차 내수시장이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1.4분기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작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봤던 4월 내수판매가 부진해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환율 하락 영향으로 수출에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수판매마저 부진했다"며 "현대차그룹주에 대해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 회장의 구속과 내수판매 부진, 환율하락, 고유가, 외국인 매도 등 현대차그룹주는 첩첩산중이기 때문에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추가 하락시 저가매수 조언도 = 다만 현대차그룹주가 추가로 떨어질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M&A)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

국내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당초에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적대적 M&A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봤으나 주가가 추가로 떨어질 경우 M&A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비스 지분에서 사회환원자금 1조원을 조달하기 어려워질 경우, 정 회장 쪽에서 다른 계열사 지분을 팔 수밖에 없어 오너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적대적 M&A 재료가 불거질 경우 현대차의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가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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