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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현대차그룹주, 정 회장 사전구속영장 ‘단기악재’

등록 2006-04-27 14:43

검찰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에 현대차그룹주가 시름에 빠졌다.

27일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정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현대차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검찰의 사전구속영장 청구가 단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현대차의 글로벌 성장 전략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며 장기적으로 보면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 등 혐의로 정몽구 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오후 1시40분 현재 전일대비 3.45% 하락한 8만4천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비스(-0.44%), 현대오토넷(-2.16%), 현대모비스(-0.23%), 현대제철(-3.72%), 카스코(-2.81%), 현대하이스코(-3.92%) 등 현대차그룹 주가는 대체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정의선 사장이 구속을 면했다는 소식에 기아차만 1.81% 오른 1만9천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MK 구속 가능성, 단기충격" = 전문가들은 검찰의 정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는 현대차그룹주에 단기 악재라고 평가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의사결정은 정 회장을 정점으로 하향식으로 이루어졌다"며 "정 회장이 구속되면 현대차그룹은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송상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1999년 이후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리더십 아래 고속 성장을 해왔다"며 "지휘자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해외투자를 비롯해 현대차의 주요 경영현안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성장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도 손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재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정 회장에 대한 영장청구는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오토넷, 카스코 등 계열사 주가에도 단기 악재"라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기대" =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너 중심의 1인 지배체제가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있어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김 애널리스트는 "이번 현대차사태는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글로벌 자동차업체로 도약하려는 현대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 성장한 도요타와 혼다는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은 현대차가 반드시 넘어야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대증권 송 애널리스트도 "장기적으로 보면 지배구조와 경영시스템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적대적 M&A 가능성 낮아" =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유보 현금이 풍부한 데다 우호지분이 35%대에 달해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혹시라도 인수합병 시도가 있을 경우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3사 가운데 시가총액이 큰 현대차나 우호지분이 40%대에 달하는 기아차보다는 현대모비스(우호지분 35%대)가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발표될 현대차의 1.4분기 실적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개 국내 증권사가 제시가 현대차의 1.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각각 6조7천319억원과 3천315억원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향후 원.달러 환율 추이에 따라 현대차의 실적이 달라질 것"이라며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600억원 정도 줄어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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