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비정규직 주로 몰려…건설·자동차등 ‘높은 벽’ 여전
상장기업의 여직원 비율이 평균 20%를 넘어섰다. 그러나 여성은 여전히 일부 기업·업종에만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비율이 높은 기업에서도 여성들은 주로 생산직과 비정규직에 몰려 있었다. 철강·건설·자동차 등 업체들의 여성비율은 10%도 채 안됐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실린 유가증권시장 소속 상장사 548개사의 2005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이들 기업의 평균 여직원 비율은 21.44%였다. 2004년 말의 19.83%보다 1.61%포인트 늘어났다.
여직원 비율이 절반을 넘는 상장사는 7.66%인 42개였다. 이들 기업은 주로 의류업체나 백화점 등이었다. 의류업체인 한섬은 직원 898명 가운데 761명(84.74%)이 여성이어서, 여직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식품업체인 풀무원(78.92%)과 학습지업체인 웅진씽크빅(78.05%)이 그 뒤를 이었다. 롯데미도파(67.91%), 롯데쇼핑(60.73%), 현대백화점(56.25%), 신세계(54.26%) 등 백화점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시가총액 30위 안 대기업 중에서는 엘지카드(63.27%), 하이닉스(50.92%), 롯데쇼핑, 신세계 등의 여직원 비율이 50%를 넘었다. 그러나 여직원이 많은 기업에서도, 여성들은 대부분 생산직 등에 몰려 있었다. 한섬은 여직원 열명 중 아홉명은 비정규직으로 추정되는 ‘기타 직군’으로 분리돼 있다.
여성들이 건설·자동차·중공업 같은 업종에 발을 내딛기는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직원 비율이 3%에 못 미치는 상장사도 20곳이나 됐다. 브라운관 유리 제조업체인 한국전기초자는 전체 747명 중에서 여직원이 3명(0.40%)뿐이었다. 고려시멘트는 전체 167명 중 1명(0.6%)만이 여성이었고, 두산중공업은 전체 4889명 중 여성은 70명(1.43%)에 그쳤다. 현대차(4.08%), 기아차(2.53%), 쌍용차(1.95%)의 여직원 비율도 매우 낮았다. 사무직에서의 여성 비율도 현대차 10.48%, 기아차 9.57%, 쌍용차 4.73%에 불과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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