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총 700조 첫 돌파…미 금리 동결 기대감 외국인 “사자”
주가가 3거래일만에 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유가 급등, 환율 하락 등의 악조건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 등으로 인한 세계 증시의 강세와 유동성 유입이 주가 상승의 요인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84(0.76%) 오른 1437.84로 장을 마쳤다. 종전 최고치였던 지난 14일의 1432.72보다 5.12 높은 것이다. 이날 주가는 장중 한때 1450.76까지 올라 장중·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700조원을 돌파했고, 거래대금은 지난 2월15일 이후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섰다.
이날 주식시장은 급등세로 출발했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 유가와 급락세를 타고 있는 원화 환율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대신 미국의 금리인상 종료 기대로 급등한 뉴욕 증시가 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이날 3천여억원 규모의 ‘사자’에 나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세계 증시가 워낙 강하고 미국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글로벌 유동성도 풍부하다”며 “한국 증시는 펀더멘털에서 아직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도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유가와 환율 등의 변수와 관계없이 앞으로 주가가 1500선까지 넘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도 있지만, 유가 상승이 환율 하락으로 상쇄되는 측면도 있고 당분간 세계 증시의 견조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상승 추세를 훼손할 정도는 아니지만, 유가·환율 변수가 불거질 때마다 주가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국제 유가가 기업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달러 당 950원선이 무너진 환율도 수출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 평가절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주가 조정 요인으로 손꼽힌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유가와 환율 문제가 상존하고 있지만 경기 상황이나 펀더멘털이 좋고 1분기 기업 실적 부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으므로 증시는 꾸준히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다만 모든 종목이 올랐던 작년과 달리 앞으로는 선별적인 상승세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것은 단발성 호재가 아니라 새로운 상승 모멘텀”이라며 “현재 시장은 악재엔 무디고 호재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1500선까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