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 이후 대비 위해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전년의 10배로 늘었지만,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앞두고 자금확보가 필요해 배당은 예년 수준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16일 증권사들의 발표를 종합하면, 증권사들의 2005 회계연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배에 이르는 2조원을 넘었지만 배당성향(이익 대비 배당 비율)은 예년과 비슷한 20~30%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순이익 4321억원을 거둔 대우증권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주당 500~600원의 현금배당이 이뤄져, 배당성향이 23~28%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 2995억원을 거둬 4년만에 배당을 계획하고 있는 현대증권은 배당금 하한선을 약 500원으로 제시했다. 순이익 943억원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이 예년과 비슷한 25~30%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면 주당 배당금은 800~1000원선에서 결정된다. 순이익 1573억원을 거둔 대신증권은 순익의 절반 정도인 주당 900~1000천원의 배당을 실시할 방침이다. 전통적으로 배당을 많이해온 대신증권이지만 배당성향은 전년 90%에서 50%로 크게 낮아지는 것이다.
늘어난 이익만큼 배당성향이 높아지지 않은 이유는 자본시장통합법 때문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설명이다.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앞두고 이익 유보를 통해 영업확대나 투자은행 부문 강화 등에 자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보익 한화증권 연구원은 “대다수 증권사들의 순익이 크게 늘었지만,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새 시장에 대비해 배당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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