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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검찰 압수수색, 현대차그룹주 급락

등록 2006-03-27 15:45

현대차그룹 주가가 김재록(46.구속)씨 대상 로비 의혹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 여파로 급락세를 보였다.

27일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지난 주말 대비 2.58%, 2.21% 떨어진 7만9천300원, 1만9천950원으로 마감됐다.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간 글로비스[086280]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으며 현대오토넷[042100] 역시 11%대 급락세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현대모비스(-0.36%)와 현대제철(-2.94%), 현대하이스코(-4.17%), 카스코(-10.68%) 등 현대차 그룹주는 이날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검찰은 전날 현대ㆍ기아자동차가 김대중 정부 시절 `금융권 마당발'로 알려진 김재록씨에게 건축 인허가와 관련해 수십억원의 로비자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본사 건물 등에 대한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이 대기업 본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2003∼2004년 대검 중수부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 이후 처음이다.

검찰의 수사가 그룹 본사 및 현대제철의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 등 건설 관련 인허가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구도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학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로비자금이 현대차의 경영권 승계구도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고, 최근 글로비스의 주가하락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후계구도와 관련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글로비스 지분의 일부를 매각, 기아차 지분을 확대하려는 계획도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송상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그룹 전체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룹의 후계 구도 구축 작업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검찰 수사가 글로비스와 현대오토넷,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후계 구도와 관련 있는 기업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로비자금 제공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내재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아니라는 점에서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로비자금 수수는 재벌의 도덕성 문제로 현대차그룹의 영업에 별 차질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배구조 개편의 큰 흐름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대식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현대차 그룹주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단기 급락은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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