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증권

아이칸쪽 후보 최고득표로 사외이사 입성

등록 2006-03-17 18:50

<b>“만만치 않군”</b> 17일 대전시 대덕구 평촌동 케이티앤지 대전본사에서 열린 제19기 정기주주 총회에서 케이티앤지와 아이칸이 각각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을 놓고 표 대결이 벌어진 가운데, 곽영균 케이티앤지 사장이 초조한 표정으로 투표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만만치 않군” 17일 대전시 대덕구 평촌동 케이티앤지 대전본사에서 열린 제19기 정기주주 총회에서 케이티앤지와 아이칸이 각각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을 놓고 표 대결이 벌어진 가운데, 곽영균 케이티앤지 사장이 초조한 표정으로 투표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집중투표 위력…견제세력 진입 국내 첫 사례
국내주주도 상당수 표 던진듯…“자사주 매각 저지”

케이티앤지 주총 표대결 예상밖 결과

케이티앤지 정기 주총에서 아이칸 쪽이 추천한 사외이사 1명이 선임됐다. 이로써 케이티앤지 이사회는 기존 경영진과 아이칸쪽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불안한 동거체제에 들어갔다.

17일 케이티앤지 정기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뽑힌 아이칸 쪽 후보 워렌 지 리크텐스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는 최고 득표율(39.6%)을 기록했다. 케이티앤지 쪽에서 추천한 후보 2명 중에는 안용찬 후보가 34.9% 지지를 받으며 새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양쪽이 예상했던 대로다. 그러나 아이칸과 스틸파트너스 등 4개 회사로 구성된 ‘케이티앤지 가치실현위원회’ 쪽 후보가 1위 득표율을 얻은 것은 뜻밖의 결과로 평가된다. 케이티엔지가 추천한 2명의 후보와 아이칸쪽이 추천한 3명의 후보간에 득표율 차이가 4%에 불과한 것도 예상밖이다. 경영진 쪽 후보 2명의 전체 득표율은 52.1%, 가치위 쪽 후보 3명의 득표율은 47.1%였다. 외국인 주주들은 물론 상당수 국내 주주들도 아이칸 쪽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긴장감 넘친 주총장=이날 오전 10시 대전 케이티앤지 본사 주총장은 긴장감이 넘쳤다. 케이티앤지 노동조합원 30여명은 주총장 입구에서 “외국 투기자본은 케이티앤지를 떠나라!”는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케이티앤지 인력개발원 강당은 600여석 가득 주주들이 자리했다. 곽영균 케이티앤지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비롯해, 엄준호 스틸파트너스 한국대표 등 가치위 쪽 대리인 5명 등도 앞쪽 자리에 앉았다.

가장 눈길이 쏠린 사외이사 2명 선출을 앞두고, 경영진을 지지하는 주주들과 가치위 대리인인 송현웅 변호사(에버그린법률사무소)가 논쟁을 벌였다. 송 변호사는 “현 경영진은 회사 자산을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위해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핵심 자산을 처분해 주주 이익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아무개 주주는 “가치위의 제안은 일부 주주들의 단기적 이익만을 위하고, 장기적 주주이익에는 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외이사 후보 5명 가운데 2명을 뽑는 집중투표이므로, 주주들은 1주당 2표씩 행사했다. 워렌 지 리크텐스타인이 1위로 선출된 것을 확인한 가치위 쪽 대리인은 엄지 손가락을 들어 만족감을 표시했다. 엄 대표는 “경영진이 회사 주인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어 한국 증시가 저평가되는 것”이라고 케이티앤지 경영진을 비판했다.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는 경영진 쪽 원안대로 선임됐다.

올해 41살인 리크텐스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는 미국에서 ‘2세대 기업사냥꾼’의 선두주자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미국 우주항공 방위업체 젠코프와 굴착업체 레인 크리스티센 등을 공격하면서 이름을 날렸다. 일본의 유시로화학과 소토를 공격해 일본 상법 개정 논란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현재 첨단군사장비 제조업체인 유나이티드 인더스트리얼의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 출신이며, 아이칸과 마찬가지로 유대인으로 알려졌다.

불안한 동거 시작=외부 견제세력이 집중투표제를 통해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은 국내 최초의 일이다. 전체 12명의 이사회에서 가치위 쪽 사외이사는 1명뿐이지만, 경영진 견제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은 자사주 매각 등 추가적인 경영권 방어 전략을 펴기가 쉽지 않게 됐다.‘에스케이 사태’ 땐 집중투표제가 도입되지 않아 소버린 쪽의 사외이사 진입이 실패했다. 가치위를 이끄는 리크텐스타인 대표가 직접 사외이사로 나선 것도 주목된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은 “가치위의 안건이 이사회에 상정되면 반드시 심의해야하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가치위의 사외이사가 결의 자체를 좌지우지할 순 없겠지만 경영진들은 더욱 긴장하고 투명하게 경영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사외이사가 실질적인 견제세력으로 처음 등장한 것”이라면서도 “가치위의 최종목적이 명확치 않은 상태라 어떤 효과를 낳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가치위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이사의 모든 권한을 이용해 장기적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자사주 매각 시도를 저지할 것”이라며 “모든 사외이사 선임에 집중투표제를 적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곽 대표이사는 최근 “전체 12명 중 1명의 이사 자리를 내주더라도 회사 경영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곽 대표이사는 이날 “새 이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회사의 장래 발전 방안, 주주가치 보호 측면에 대해서 진솔하게 토의하고 외국인 주주들의 불만 해소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이사회는 2~3주 뒤 열릴 예정이다.

대전/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