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지분 총 40%를 확보하기 위해 나섰다. 에스엠엔터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는 동시에 공개매수도 진행하기로 했다. 두 기업 모두 업계 상위권인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하이브는 다음달 6일 이 전 프로듀서의 에스엠엔터 주식 중 352만3420주를 4228억원에 취득하는 내용의 계약을 전날 체결했다. 1주당 12만원이다.
이번에 인수하는 주식은 에스엠엔터 지분 14.9%(자사주 제외)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신고 기준(15%)을 살짝 밑돈다. 이 전 프로듀서가 들고 있는 지분 18.6% 중에서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없는 일부만 먼저 넘기는 것이다. 나머지 지분은 공정위 승인이 확보된 뒤 이 전 프로듀서가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넘길 예정이다.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추가 지분은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다. 하이브는 소액주주들로부터 최대 25.2%의 지분(595만1826주)을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매수 가격은 마찬가지로 주당 12만원으로, 전날 종가(9만8500원)보다 22% 비싸다.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이 계획된 수량을 초과할 경우에는 안분비례해 매수한다. 공개매수는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된다.
이로써 하이브가 매수할 예정인 에스엠엔터 지분은 총 43.7%에 이른다. 다만 이는 에스엠엔터가 앞서 카카오와 체결한 신주인수·전환사채 계약으로 늘어날 유통주식 수는 고려하지 않은 숫자다. 향후 카카오가 확보할 주식까지 포함하면 하이브의 지분은 40%를 살짝 밑돌게 된다. 반면 카카오가 보유하게 되는 지분은 최대 9.1%다.
‘공룡’ 연예기획사끼리의 만남이 공정위 심사를 통과할지도 관심사다. 공정위는 두 기업의 합산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서 독과점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등의 경우 하이브의 지분 인수를 막거나 제한할 수 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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