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격차(스프레드)가 1%포인트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신용 위험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그만큼 어두워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7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 채권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주요 국가에서 정책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통화 불확실성이 다소 걷히고,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009%로 한 달 전보다 0.541%포인트 하락했다.
회사채 금리는 그보다 느리게 떨어지면서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3년물 기준으로 회사채(AA-)와 국고채 간 스프레드는 지난달 말 0.96%포인트를 기록했다. 한달 전(0.81%포인트)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국채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기업들의 실적 저하에 대한 우려 등으로 회사채 투자 수요가 위축된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회사채 시장은 더욱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회사채 발행액은 6조4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4690억원 줄었다. 수요예측 참여율도 뚝 떨어졌다. 지난달 수요예측이 진행된 회사채는 총 1조5880억원 규모였는데, 참여 금액은 2조4810억원에 그쳤다. 참여율은 156.2%로 지난해 같은 기간(370.4%)은 물론 전달(249.2%)보다도 크게 낮았다. 특히 A등급(79.6%)과 BBB등급 이하(20.0%)는 모두 100%를 밑돌았다.
수요가 없어 매각에 실패한 회사채 규모도 늘었다. AA등급 이상에서 2건, A등급에서 5건, BBB등급 이하에서 1건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메리츠금융지주, HD현대, 통영에코파워 등이 포함됐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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