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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고래싸움에 ‘개미 주머니’ 털릴라

등록 2006-02-27 18:40수정 2006-02-27 22:09


케이티앤지 공개매수 여부 안갯속 주가 출렁일듯

지난 21일부터 사흘 연속 내림세를 타던 케이티앤지의 주가가 24일에 5만7천원까지 11.33%나 급등한 데 이어 27일에도 5만7400원으로 소폭 오름세를 이어갔다.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쪽이 케이티앤지 주식을 주당 6만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이 직접적 요인이다. 27일 케이티앤지는 긴급이사회를 열어 이 제안을 거절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주식가격이 아이칸이 제시한 (예상)공개매수가인 6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서 지속적인 ‘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법률적으로는 아이칸이 정식으로 공개매수를 신청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칸이 방향선회를 할 경우 자칫 막차를 탄 투자자만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기관은 ‘팔자’, 개인은 ‘사자’=24일 개인투자자들은 케이티앤지 주식을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대거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케이티앤지 주식을 210억5100만원어치, 기관투자자는 125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34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27일에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8억6천만원, 10억7천만원어치를 순매도했으나, 개인은 34억3천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이칸이 현재 단기차익을 노리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목표주가대인 6만원에 오르기까지 분위기를 봐가며 장내매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도 케이티앤지가 공기업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아 주식을 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개매수 이뤄질까?=문제는 공개매수가 실제로 이뤄질 것이냐다. 아이칸의 제안은 현행 증권거래법상의 요건을 갖추지 않아 공개매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아이칸은 27일 현재까지 공개매수를 위한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도 아이칸의 공개매수 여부에 대해서는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백운목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아이칸이 공개매수에 나설지 누구도 예견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아이칸의 행보를 볼 때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공개매수를 하지 않는다면 개인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주식 보유, 추가 매수 신중”=유동적인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많다. 아이칸 쪽이 공개매수를 안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아이칸이 공개매수를 철회해 주가가 빠지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케이티앤지의 기업가치에 근본적인 변화 없이 주가만 출렁이는 상황은 투자자들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다수 분석가들은 기존 주식은 보유하더라도 추가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백운목 수석연구위원은 “케이티앤지의 적정주가는 5만7천원 선으로 보고 있어 한순간에 급락할 것 같지는 않지만, 신규 매수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며, 주식 보유자는 주주총회(3월17일) 때까지 가지고 있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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