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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약관 뜯어봤다…스테이블코인 빠지면, 실제 달러 상환되는지

등록 2022-05-17 17:05수정 2022-05-24 09:21

유동성 부족시 상환 연기 등 여러 조건 달아둬
위기 요인 겹치면 실제 ‘코인런’ 가능성도 제기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연합뉴스
스테이블코인의 ‘상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인 발행사들이 투자자들의 상환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거나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두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의 상환 리스크가 결국 대규모 ‘코인런’(대량 환전) 사태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

17일 스테이블코인 테더의 약관을 보면, 테더를 달러로 상환받기 위해서는 테더에서 별도의 인증을 받은(verified) 고객이어야 한다. 테더는 달러 가치에 일대일 연동되도록 설계된 대표적인 담보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다. 테더를 하나 발행할 때마다 1달러어치의 자산을 예치해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757억달러(약 96조원)에 이른다.

문제는 상환에 여러 조건을 달아놨다는 점이다. 일단 인증을 받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테더는 또 약관에서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준비금이 손실된 경우 상환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금이 아닌 증권이나 다른 자산으로 상환할 수 있는 권리가 테더에 있다고도 명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불확실성이 다른 위기 요인과 겹치면 ‘코인런’으로 번질 수 있다고 본다.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는 상환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에서 비롯되는데, 이 신뢰가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 직속 금융시장 실무그룹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일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상환을 연기하거나 아예 중단할 권한을 갖고 있다”며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상환권을 부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준비금의 구성도 시장에서 불신을 키워온 요인 중 하나다. 앞서 테더는 “코인은 모두 달러를 담보로 해서 발행하고 있다”고 밝혀왔으나 이는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테더의 준비금 중 49.6%가 기업어음이었다. 현금은 2.9%, 국채는 2.2%에 불과했다. 우려가 커지자 테더는 기업어음의 비중을 지난해 말 기준 30.7%로 끌어내렸으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은 분위기다.

준비금이 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3위 스테이블코인 비유에스디(BUSD)를 발행하는 바이낸스는 “(준비금으로 예치한) 은행 예금이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보험에서 보장해주는 범위를 넘는 경우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자산에 주목한다. 준비금에서 이런 자산의 비중이 작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상환 리스크가 크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이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일부 스테이블코인은 위기 상황에 가치를 잃거나 현금으로 바꾸기 어려워지는 자산을 담보로 두고 있다”며 “이런 취약성은 (자산에 대한) 불투명한 정보 때문에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퇴출이 사실상 확실시되는 루나 사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주시하고 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각) 테라 커뮤니티에 신규 코인 발행 계획을 알렸다. 기존의 테라와 루나는 회생 불가능하다고 인정한 셈이다. 대신 권 최고경영자는 새 블록체인에서 발행한 코인 10억개를 기존 개발자와 투자자 등에게 무상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18일 투자자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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