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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KT&G ‘주총 링’ 방어카드 꺼냈다

등록 2006-02-10 18:52

골드만삭스에 ‘SOS’ 경영권 자문계약
아이칸도 외국펀드 위임장 확보 나서

케이티앤지(KT&G) 경영진이 아이칸 쪽의 요구를 공식거절함에 따라 두 진영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서로 우호지분 확대에 나서는 등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인 표대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주총에서는 특히 아이칸 쪽이 요구한 사외이사 3명에 대한 투표가 그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진영 출정준비=케이티앤지는 10일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케이티앤지가 골드만삭스와 자문계약을 체결한 것은 골드만삭스가 최근 아이칸 쪽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타임워너의 자문사 역할을 맡는 등 아이칸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케이티앤지 지분 1%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계약으로 인해 케이티앤지는 우호지분 확보 이득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칸 쪽도 외국펀드들을 대상으로 위임장 확보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전망이다. 아이칸 쪽 국내 법률대리인 이경훈 변호사는 “위임장 확보에 나서려면 먼저 공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진 가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케이티앤지 경영진이 아이칸 쪽 요구를 거부함에 따라 의결권 확보를 위한 법적 절차에 나서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이칸 쪽은 또 △인삼공사 기업공개(상장) △부동산 매각 등에 이어 △바이더웨이(43.67%), 영진약품(56.97%), 와이티앤(YTN, 19.95%) 등 출자회사 지분 매각 △알트리아 그룹(필립모리스) 등 외국 담배회사 수준의 고배당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케이티앤지는 지난 9일 기업설명회에서 곽영균 사장이 아이칸 요구를 공식거절한 데 이어, 추가요구에 대해서도 거절 방침을 거듭 밝혔다.

우호지분 구도=현재 아이칸 쪽(아이칸 2개 계열사 및 스틸파트너스 등 2개 헤지펀드)이 보유하고 있는 케이티앤지 지분은 6.59%다. 케이티앤지의 우호지분은 최대주주인 기업은행(5.85%)을 비롯해 우리사주조합(5.75%), 국민연금(3.1%) 등을 합하면 14.7%이다. 케이티앤지는 또 5% 정도를 보유한 국내 기관투자가들과도 일일이 접촉해 협조 약속을 얻어낸다는 전략이다. 개인투자자들(7.6%)에 대해서도 언론홍보 등을 통해 애국심에 호소하는 등 최대한 우호세력으로 확보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지분(63.09%)이 높아 외국인들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면 상황은 알 수 없다. 케이티앤지는 외국인 펀드들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이칸 쪽은 외국계 펀드 등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케이티앤지 2대 주주인 프랭클린뮤추얼 펀드(7.3%, 미국)가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가 최대 관심거리다. 증권전문가들은 외국계 펀드 등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어느 한편으로 몰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메릴린치는 이날 케이티앤지 경영권 분쟁이 주가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릴린치는 자산가치를 고려한 케이티앤지 적정주가는 6만3천원이며, 자사주 소각 이후 주당 배당금 상승을 반영하면 적정주가를 7만7천원까지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케이티앤지의 주가는 전날보다 8.8%(4800원) 오른 5만9천원으로 끝났다. 케이티앤지 주가는 전날에도 3.04%(1600원) 올랐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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