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액도 4월에만 1021억
재난지원금으로 ‘재조명’
재난지원금으로 ‘재조명’
미적지근한 시장 반응으로 정책 실패 사례로 꼽혀온 제로페이가 코로나19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주요 지방자치단체가 제로페이와 연계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늘리면서 가맹점이 늘고 결제액도 크게 늘고 있다. 정책 당국은 코로나19 이후에도 편의성을 높여 제로페이가 결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로페이가 도입된 지 1년 5개월만인 지난 8일 가맹점이 50만개를 돌파했다고 11일 밝혔다. 제로페이 가맹점 신청은 올해 1월 8468건, 2월 8887건에서 3월 8만4901건으로 급증했고 4월에는 5만9124건으로 두 달 만에 약 14만4000건이 접수됐다.
제로페이 결제액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767억원에 그쳤던 결제액이 올해 4월 한 달 동안에만 1021억원을 넘어섰다. 4월의 일 평균 결제액은 약 34억1000만원으로 8500만원 가량이었던 지난해 4월보다 40배 넘게 증가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전체 가맹점의 78%가 서울시에 위치한 가맹점이었을 정도로 서울에 집중돼 있었지만 올해 4월 기준 전체 가맹점의 45%가 서울에 위치하는 등 점차 가맹점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페이 가맹점과 결제액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결제 선호가 높아지고 제로페이와 연계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경상남도 등 41개 지자체가 지역사랑상품권을 제로페이로 발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서울사랑상품권을 최대 20%(15% 할인, 5% 캐시백) 할인 판매해 1300억원어치를 팔았다. 서울시는 또 중위소득 100% 이하 서울시민에게 지급한 재난긴급생활비를 선불카드와 서울사랑상품권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 받도록 하기도 했다.
제로페이는 영세사업자의 경우 신용카드 세액공제를 고려하면 수수료 면제 강점이 크지 않고, 소비자도 소득공제 혜택이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과 동일한 수준인 데다 결제금액을 직접 입력하는 등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최근 제로페이의 성장은 코로나19 특수 효과에 힘입은 만큼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긴급재난지원금·지역사랑상품권 할인 등 제로페이를 사용할 유인이 줄면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 김중현 중기부 대변인은 “제로페이 가맹점이 크게 늘었고, 지역사랑상품권 등 모바일로 발급되는 결제수단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로페이에 대한 사용자 경험이 축적되다 보면 앞으로도 제로페이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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