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가운데 연간 매출 1천억을 넘는 ‘벤처천억기업’이 지난해 572개사에 이르며, 이들의 매출과 수익성 증가율이 일반 대기업보다 훨씬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는 1일 오후 경기 성남의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벤처천억기업 기념행사를 열어 이런 내용의 ‘2017 벤처천억기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벤처천억기업 조사는 1회 이상 벤처인증을 받은 국내 기업(9만6623개사, 2017년 말 기준) 가운데 매출 1천억원 이상을 달성한 기업의 재무제표를 토대로 종합적인 경영성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조사에서 2017년 매출 1천억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기업은 전년도(513개사)보다 11.5’%(59개사) 증가한 572개사로 집계됐다. 벤처천억기업은 조사를 시작한 2005년 68개에서 꾸준히 늘어나 2016년 처음으로 500개를 돌파했고, 특히 2017년에는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벤처천억기업 가운데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한 기업은 2016년 4개에서 지난해 11개로 늘었으며, 3년 연속 20%가 넘는 매출성장률을 보인 이른바 ‘가젤형 벤처기업’도 28개에서 32개로 14.3% 증가했다.
벤처천억기업의 매출 총액은 130조원으로, 전년(112조원) 대비 16.4%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중기부는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 업종의 부진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호황으로 관련 업종의 내실 있는 벤처기업들이 높은 경영성과를 내면서 지난해 전체 벤처기업의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했다. 벤처천억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23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늘었다. 이는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해 대기업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 9.5%에 견줘 훨씬 높은 수치이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평균 9.4%로, 대기업 평균(7.6%)보다 높았다.
벤처천억기업의 전체 종사자 수는 21만5862명으로 전년(20만7293명) 대비 4.1% 증가했고, 기업당 평균 종사자 수는 368.8명에서 384.1명으로 15.3명 늘었다. 기업당 평균 연구개발(R&D) 투자는 58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2.5%였다. 이 역시 한은이 조사한 일반 대기업(1.5%, 2016년 기준)이나 중소기업(0.7%)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벤처천억기업이 보유한 산업재산권은 특허가 50.9건, 상표권 36.7건 등 기업당 평균 103.5건으로 조사됐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벤처천억기업 조사 결과에 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변화 대응 속도와 유연성 면에서 경쟁 우위를 가진 벤처기업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을 선도할 주역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평가하며, 벤처천억기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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