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8월까지 벤처기업 회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배가량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 벤처 투자액이 1조6천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 이어 투자금액 회수 역시 왕성하게 이뤄져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벤처생태계의 선순환이 조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가 발표한 ‘벤처투자 회수동향’을 보면, 올들어 8월까지 벤처투자 회수금액은 1조85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07% 증가했다. 1~8월 기준 연도별 벤처투자 회수액으로서는 사상 최대치이다. 벤처투자 회수액은, 정부의 모태펀드와 민간펀드가 벤처기업에 투자한 원금 환수와 수익을 모두 더한 것으로, 올해 회수액은 평균적으로 원금 대비 136%(약2.4배)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중기부는 지금까지 회수 추이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말까지 벤처투자 회수 총액은 지난해(1조8087억원)보다 1조원가량 증가한 2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벤처투자 회수 규모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바이오·의료산업이 4377억원을 가장 많고,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서비스가 4237억원, 게임산업이 2912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투자금 회수 유형으로는, 기업공개(IPO)가 전년동기 대비 148.2%나 증가한 5867억원으로 눈에 뜨게 활발했다. 기업공개에 성공한 벤처기업은 114개로 지난해보다 20개사 늘었으며, 특히 이른바 ‘테슬라 상장요건 기준(적자 상태에 있더라도 미래 성장성이 있으면 상장요건 충족)’이 처음으로 적용된 카페24에 대한 주식투자 회수가 1043억원으로 올해 투자금 회수 기업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주식과 채권의 장외시장 거래를 통한 투자금 회수액은 전년동기 대비 99.5% 증가한 9677억원, 인수합병(M&A)를 통한 회수액은 122.3% 증가한 58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인수합병이 이뤄진 기업은 모두 22개사이며, 이 가운데 쎄노텍(177억원), 영진약품(81억원) 지란지교시큐리티(43억원) 등이 회수금 상위권의 기업으로 꼽혔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벤처 투자액과 함께 회수금액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투자와 벤처기업 성장에 따른 투자금 회수, 다시 재투자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음을 반영한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개방형 혁신을 통해 민간의 벤처투자를 확대해 나가면서 회수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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