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가 크게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혁신성장을 위한 정부의 창업·벤처 지원정책들이 민간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한 결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벤처투자와 공동으로 24일 서울 강남구 소재 공유형오피스 패스트파이브에서 발표한 ‘2018년도 상반기 벤처투자 동향’을 보면, 올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액은 1조61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6억원)보다 61.2% 늘어났다. 하반기까지 이런 추세로 간다면, 연간 벤처투자액은 3조원을 넘어 지난해 역대 최대치(2조3800억원)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는 지난해 연말부터 발표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 ‘민간 중심의 벤처생태계 혁신대책’, ‘혁신 창업붐 조성대책’ 등 다양한 창업·벤처정책들이 벤처투자가 늘어난 배경으로 풀이했다.
올 상반기 벤처투자를 받은 업체 수는 708개로 21% 증가했다. 투자대상을 업종별로 구분해 보면, 바이오·의료분야가 41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3%가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69.6% 늘어난 4499억원을 투자받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업력별로는 창업 3년 이내인 기업 306개사가 4827억원을, 창업 3~7년 기업 234개사가 5802억원을 각각 투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상반기 벤처캐피탈(VC)이 기업공개나 주식 매각 등을 통해 회수한 금액은 모두 1조251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
지난해 10월부터 창업투자회사의 최소 자본금 요건이 완화되면서 창투사의 신규 설립도 활발해졌다. 올해 상반기 새로 문을 연 창투자 수는 10개사로, 현재 모두 126개사가 운영 중이다. 초기 벤처창업자를 발굴해 보육하는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도 상반기에 45개사가 새로 등록해 2016년 11월 액셀러레이터 제도 도입 이후 19개월 만에 100개사를 돌파했다.
중기부는 2013부터 2017년까지 벤처투자를 유치한 기업 2649곳의 고용 추이를 분석한 결과, 고용증가 효과는 약 2만8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벤처투자를 기업 529곳에서는 3191명을 추가 고용해 고용증가율이 21.8%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신규 벤처투자로 인해 약 5300명의 추가 고용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민간 중심으로 활력 있는 투자시장이 조성되는 등 전반적으로 벤처생태계가 약동하고 있다"며 "개방형 혁신을 통해 대기업 등 민간자본의 벤처펀드 참여를 확대하고, ‘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면 벤처시장이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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