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평균 3일 휴무, 1주 평균 6시간 여가, 하루 평균 11시간 노동.
중소기업중앙회가 5일 발표한 우리나라 소상인의 ‘고단한 삶’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중기중앙회가 전국의 자동차부품판매·도매중개·소매·음식점업 등 4개 업종의 소상업 사업주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소상인 일과 삶의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소상인들은 긴 노동시간과 여가시간 부족으로 삶의 질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들은 한달 평균 휴무일은 3일에 불과하고, 노동시간은 294.4시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달 평균 휴무일을 빼고 하루평균 노동시간을 계산하면 10.9시간이며, 연간으로는 임금노동자 평균(2016년 2069)에 견줘 70%(1463시간)가량 더 많은 3533시간에 이른다.
긴 노동시간 때문에 취미 생활이나 재충전 등을 위한 여가 시간은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생활이 있느냐는 질문에 소상인 두명 가운데 한명꼴(51.7%)로 없다고 대답했다. 여가생활이 있다고 응답한 소상인의 1주 평균 여가시간도 5.9시간으로, 통계청이 조사한 국민평균(29.7시간)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소상인이 느끼는 일(직업)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51.6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기중앙회가 2014년에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만족도(61.5점)보다 9점 이상 하락한 수치이다. 특히 40대 미만(61.0점) 보다 60살 이상의 만족도(48.4점)가 큰 폭으로 차이가 나, 연령이 높을수록 일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짐을 보여줬다. 소송인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 또한 54.3점으로, 2014년 조사 때의 65.9점보다 11점 이상 떨어졌다.
삶의 만족도를 분야별로 나눠 살펴보면, 여가생활 만족도(38.1점)가 가장 낮았고 이어 자기개발·교육(38.8점)과 수입(41.3점) 등이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에 사회적 관계지표인 가족관계(65.7점)나 인간관계(62.2점)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에 관한 질문에는 ‘건강과 안전’(36.4%)을 선택한 소상인이 가장 많았으며, ‘가족관계’(25.5%)와 ‘수입’(24.0%)이 뒤를 이었다.
최윤규 중기중앙회 산업통상본부장은 “최근 저출산, 고령화에 문제 때문에 ‘워라밸’이 주목받고 있으나 일과 삶의 연계성이 높은 소상인에 대한 실태조사는 미흡했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소상인의 일과 삶의 패턴과 워라밸의 요소가 정부의 과로사회 개선 정책에 적극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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