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벤처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액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고, 벤처 투자액도 2조4천억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로 나타났다. 올해는 정부가 기획한 ‘혁신모험펀드’의 조성이 시작돼 ‘제2의 벤처 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17년 벤처펀드 조성 및 벤처투자 동향’을 보면, 지난해 새로 결성된 벤처펀드는 4조4430억원으로 전년보다 28.3% 늘었다. 펀드 결성을 위한 투자조합 수는 120개에서 164개로 36.7% 증가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모태펀드에 8천억원 추가 출자하는 등 정책성 출자가 활발했고, 벤처투자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져 민간 출자액과 출자사 수도 각각 24.3%, 36.2%씩 증가했다.
지난해 집행된 벤처투자 규모는 2조3803억원으로 전년(2조1503억원)보다 10.7% 증가하며, 2013년 이후 5년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투자받은 기업 수는 1191개사에서 1266개사로 소폭 늘었고, 평균 투자금액은 18억8천만원을 기록했다. 업종별 투자금액을 보면, 유통·서비스(도소매, 전문서비스)와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소프트웨어, 정보서비스)가 전년 대비 각각 67.9%(1693억원)와 27.0%(1097억원) 늘어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해산한 벤처투자 조합은 51곳으로, 모두 1조1088억원을 투자해 1조2932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산한 벤처조합의 평균수익률은 3.43%로 전년(1.07%)보다 2.36%포인트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3년간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 조성 등으로 모험자본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어서 벤처투자 열기가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결성된 모태펀드와 민간펀드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해 창업,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며 “벤처투자촉진법 제정 등으로 민간 중심의 벤처투자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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