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침해 시비에 휘말려 있는 롯데헬스케어(왼쪽)의 영양제 정량 공급기(디스펜서). 오른쪽은 알고케어 제품. 연합뉴스
건강관리 분야 신생기업 알고케어가 대기업인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헬스케어를 상대로 기술 도용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에 기술분쟁조정을 신청해 결과가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고케어는 지난주 중기부에 기술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중기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등 3명으로 조정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기술분쟁조정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 분쟁조정위원회가 사실관계 등을 확인해 기술분쟁 양 당사자 간의 원만한 타협을 이끄는 절차다.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자사의 영양제 디스펜서(정량 공급기) 관련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영양제 디스펜서가 해외에서는 일반적인 개념의 제품이며, 신사업 검토 시점부터 이미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기술분쟁조정부는 양측 주장을 바탕으로 자료 조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조정안을 제시하게 된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다. 롯데헬스케어 쪽은 “중기부에서 주관하는 조정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열려 있는 자세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에는 중기부뿐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특허청도 얽혀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알고케어 신고에 따라 이달 초 롯데지주, 롯데헬스케어, 캐논코리아 등 3곳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특허청도 부정경쟁방지법상 아이디어 침해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알고케어는 2019년 11월에 설립됐으며, 해당 제품으로 올해 ‘시이에스(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오는 3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