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 4부두에서 대형 크레인이 수출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경제의 최대 버팀목으로 꼽히는 수출의 위축세가 중소기업 쪽에서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이 중소기업 쪽에 더 크게 끼치고 있음을 반영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7일 발표한 ‘2022년 중소기업 수출 실적’을 보면, 전년보다 1.7% 늘어난 1175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6837억달러로 전년보다 6.1% 늘어난 것에 견줘 훨씬 미미한 증가 폭이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둔화로 국내 중소기업 주력 품목인 플라스틱 제품, 화장품 수출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반도체 수출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
지난해 12월 한 달만 보면, 중소기업 수출은 101억6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8.5% 줄었다. 같은 달 전체 수출 감소 폭(-9.6%)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동차(+54.8%)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반도체(-24.3%), 플라스틱 제품(-14.1%)에서 부진했던 탓이다.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과 담당자는 “새해 1월 중기 수출 실적 또한 전체 수출 흐름(16.6% 감소)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인 플라스틱 제품 수출액은 51억달러로 전년보다 4.9% 줄었다. 2위 품목인 화장품 수출은 7.6% 줄어든 46억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6위 31억달러)은 6.2% 줄었고, 자동차 수출(7위 31억달러)은 18.3% 늘었다. 자동차 수출 호조는 “러시아 및 인근 국가로 중고차 수출이 증가한 때문”이라고 중기부는 풀이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8.2% 줄어든 219억달러를 기록했다. 홍콩에 대한 수출도 비교적 큰 폭인 15.9% 줄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대한 수출도 각각 0.7%, 0.5% 감소했다. 미국, 인도, 대만에 대한 수출은 16.5%, 10.6%, 5.7% 늘었다. 대미 수출이 두드러지게 늘어난 데 대해 중기부는 “완성차 시장 호조세에 따라 중소기업의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부품 수출이 증가하고, 제조업 육성책의 영향으로 전자응용기기·기계요소·산업용 전자기기 등 기계류 수출이 두 자릿수로 성장한 결과”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온라인 수출(관세청 집계 전자상거래 수출) 실적은 전년보다 8.5% 늘어난 7억1천만달러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온라인 수출액 9억1천만달러 중 78.4%에 해당한다. 전년에는 이 비중이 76.7%였다. 품목별로는 음향기기(+38.0%), 컴퓨터(+101.2%) 등이 강세를 보였고, 국가별로는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대한 수출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원영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고, 올해도 어려운 여건이 이어질 것”이라며 “1월에 발표한 ‘중소기업 수출지원 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해 중기 수출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