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투자 촉진을 위한 방안으로 고용창출·연구개발투자·납세·기부 등 기업이 사회에 공헌한 실적을 점수화해 상속·증여세를 산정할 때 반영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를 통해 기업이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는 방식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길을 찾게 하자는 취지다.

이영한 서울시립대 교수는 22일 중소기업중앙회와 국회 이광재·강훈식·김경만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이 공동 주최한 ‘중소기업 일자리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토론회’에 참여해 ‘중소기업 일자리 지키기 위한 세제개혁-기업승계 상속세제를 중심으로’란 주제발표에서 이런 제안을 내놨다.

이 교수는 “현행 법인세·소득세 위주의 조세지출보다 기업승계에 대한 상속·증여세 조세지원이 기업들에 고용에 대한 강력한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며 “고용창출, 연구개발, 납세, 기부 등 기업의 사회 공헌도를 평가하여 누적 평점을 부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승계 시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한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선 조세지출 후 사회적 편익 창출’ 방식이 아닌 ‘선 사회적 편익 제공 후 조세지출’ 방식으로, 고용을 보다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중소기업 일자리 정책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률이 26.1%까지 감소하고 마이스터고에서도 신입생 모집이 어렵다”며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생을 중소기업 핵심인력으로 양성하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업계 고교 졸업생에 대해 성장단계별로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중소기업 얼리 버드(Early Bird) 프로젝트’(가칭)를 추진하고, 중소기업 사업주와 고졸 취업자와 정부가 정부가 공동으로 10년 간 납입하면 만기 시 1억원을 지급하는 ‘중소기업 일취월장 공제 프로그램’(가칭)을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이광재 의원은 “제조업 침체로 위기를 겪은 미국이 여전히 위대한 이유는 수많은 혁신벤처기업이 좋은 일자리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과감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며 “중소기업, 창업과 벤처정책을 총괄하는 ‘산업부총리제’ 신설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은 기존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며,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대전환의 시기에 생존하는 것 또한 큰 고민거리”라며 “기업이 영속하는 동안 고용·납세·수출 등으로 사회에 기여한 바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기업이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일자리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