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를 비롯한 한강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올 들어 강남 3구 아파트값 상승률이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7 재보선 전후로 불붙은 재건축 규제 완화와 여당 부동산 특위의 부동산 감세 움직임이 강남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이후 5월 2주까지 19주 동안 송파구(2.36%), 서초구(2.0%), 강남구(1.97%)의 누적 상승률은 서울 평균(1.48%)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4월 이후 강남 3구 집값 상승률이 서울 평균과 격차를 키우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서울 평균 상승률이 주간 0.07~0.09%로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강남 3구는 상승률은 4월 1주께 0.1%를 넘어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가장 최근 자료인 5월 2주의 경우 서초구(0.19%)는 서울 평균(0.09%)의 2배에 달했다.
강남 3구 중에서도 서초구와 강남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줄곧 서울 평균 상승률을 밑돌았다. ‘공황구매’(패닉바잉)에 나선 3040 실수요자들이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지난해 6월 서초구(0.04%)와 강남구(0.07%)는 서울 평균 상승률(0.13%)의 절반 수준이었으며 11월까지 비슷한 추세가 이어졌다.
반전은 지난해 12월 서초구(0.52%), 강남구(0.47%)가 서울 평균(0.4%)을 웃돈 시점부터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에서 조합설립 인가를 받는 사례가 나오는 등 재건축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고, 개포동 주공 5·6·7단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아파트 등도 최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여기에 4·7 재보선을 계기로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내비친 점도 강남 3구 아파트값 강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재보선 이후 여당이 부동산 특위까지 꾸려 종합부동산세 기준 상향, 양도세 완화 등 부동산 관련 감세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도 강남 부동산 시장에 ‘땔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한문도 연세대 겸임교수(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는 “거래가 급감하는 등 수요가 따라붙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송영길 대표 당선 이후 여당에서 나오는 감세, 대출규제 완화 등과 같은 시그널이 수요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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