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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정비창 개발 지연 우려는 기우...정부, 서울시, 한국철도 윈윈해야”

등록 2021-05-05 16:26수정 2021-05-06 02:46

[인터뷰]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
“도심 주택공급, 국제업무 허브 두마리 토끼 잡겠다”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 한국철도 제공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 한국철도 제공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올해 경영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초긴축 경영 등 특단의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철도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3월 말 비상경영을 선포한 뒤 9월에는 대대적인 조직 쇄신과 인력운영 재배치 등을 단행하며 경영 혁신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만 연간 1조168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실적 부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임기 3년차를 맞아 비상경영 강화에 나선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지난 3일 <한겨레>와 만나 “코로나 백신 접종이 완료된다고 해도 단기간에 철도 이용객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려운 반면 국민 안전과 방역을 위한 투자는 줄일 수 없어 경영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철도를 비롯한 항공·버스 등 교통수단에 대해 지속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주목받고 있는 서울 용산정비창 개발 방안과 관련해서는 “정부 및 서울시와 신속하게 협의해 도심권 주택공급, 미래형 국제업무단지 개발 등 ‘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손 사장과의 일문 일답.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항·철도 등 교통 분야 공기업의 경영 성과가 모두 나빠졌다. 최근 상황과 올해 실적 전망은?

“아시다시피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지역 간 이동이 줄어들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이용객이 대폭 감소한 철도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운송매출액은 전년 대비 32% 줄었다. 올해는 1분기 현재 3천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현재의 코로나 상황을 고려할 경우 연간 8천억원 이상이 손실이 예상된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당면한 경영위기를 철도혁신의 기회로 전환시킨다는 각오로 지난해 9월 인력운영과 조직 쇄신을 단행했고 올해부터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강도높은 비용절감 등을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천억원 이상의 경영수지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케이티엑스(KTX) 이용객이 예년 정상 수준의 3분의 2 수준 정도로 올라온 것이다”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한국철도의 용산정비창 터가 더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그곳에 공공주택 1만호를 공급하기로 지난해 발표했는데 서울시는 이달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위해 마스터플랜 국제현상공모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서울시의 용산 개발구상이 충돌하는 것은 아닌지?

“한국철도는 지난 2019년 국토교통부, 서울시와 용산정비창을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 미래형 신생활 중심지’로 육성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도 통과했다. 최근 정부의 주택공급과 시장이 바뀐 서울시의 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상충관계로 보고 용산사업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있으나, 고밀도 복합개발을 추진한다면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은 물론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 강화, 공사 재무구조 개선 등이 조화를 이루는 바람직한 개발이 가능하다. 서울 한복판에 50만㎡ 규모의 땅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다. 정부, 서울시, 한국철도 3자 모두가 윈윈하는 방안을 마련해 용산개발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

—최근 철도 사고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긴축경영 상황에서 노후 차량 교체 등 안전투자에는 차질이 없나?

“한국철도 경영의 최우선 가치는 안전이다. 공사는 2023년까지 5년간 8조7천억원을 집행하기로 한 중장기 안전투자 로드맵을 수립하고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는 노후 차량과 시설물 교체·개량을 추진 중이다. 취임 이후 지난 2년간 2조8천억원을 투자해 안전 인프라 개선을 추진했고 올해도 경영 전반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지만 1조8천억원을 차질없이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철도사고는 2019년의 절반 수준인 10건에 그쳤고 열차 지연과 같은 운행 장애도 26% 감소했다. 또 올해 1분기에도 철도 사고와 운행 장애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견줘 17% 가량 줄었다. ‘안전하지 않으면 운행하지 않는다.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는 경영방침에 맞춰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철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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