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올해 1분기 수도권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 의왕시로 나타났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올해 1~3월(지난해 12월28일 대비 올해 4월5일 기준)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12.86% 오른 의왕시였다. 이는 지난해 의왕시 아파트값 연간 상승폭(10.40%)을 넘어선 수치다. 의왕시 다음으로 경기 안산시 상록구와 고양시 덕양구(10.42%), 인천 연수구(10.00%)도 10% 이상 상승했다. 또 양주시(9.94%), 남양주시(9.72%), 안산시 단원구(9.10%), 시흥시(8.53%), 의정부시(8.46%), 고양시 일산서구(7.59%) 등도 상위 10개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부동산 업계에선 그간 서울에 견줘 아파트값이 덜 올랐던 경기와 인천이 개발 호재와 교통망 확충 등에 힘입어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한 뒤 이른바 ‘영끌’ 세대인 20∼30대의 내 집 마련 수요가 경기와 인천으로 이동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한다.

의왕은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수혜 기대감에, 올해 하반기 착공 예정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등의 교통 호재가 겹쳐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의왕시 오전동 무궁화선경 전용면적 84.98㎡는 지난 2일 4억7천만원(4층)에 팔려, 종전 최고가였던 지난 2월 4억2천만원(14층)보다 5천만원 오르며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현지 한 공인중개사는 “의왕시내 아파트값은 내손동과 포일동 일대가 가장 높지만, 그간 저평가됐던 오전동도 가격 키 맞추기를 하며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은 최근 들어 아파트 추격 매수 수요가 집중되며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부동산원의 이달 5일 조사 기준 인천 아파트값 상승률은 0.49%로 3주 연속으로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인천도 인천지하철 1호선과 2호선 검단 연장,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광역급행철도 등의 교통·개발 호재가 많고, 서울과 경기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동안 덜 올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센트럴파크1차 전용 109.92㎡는 지난달 19일 10억4800만원(38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처음으로 10억원을 넘겼다. 그밖에 안산시 상록구와 고양시 덕양구도 수도권광역급철도와 도시철도 신설에 대한 기대감이 아파트값을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인천 아파트값 상승세는 수도권 전세난과 함께 광역급행철도를 중심으로 한 교통 호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경기·인천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은 것은 전세난에 지친 탈서울 내 집 마련 수요가 늘어난 데다, 광역급행철도 등 교통·개발 호재의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