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새 서울 집값이 크게 뛰면서 서민들이 소형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지난달 서울의 전용면적 60㎡(25평형) 이하 소형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7억6789만원으로, 1년 전에 견줘 1억4193만원 올랐다. 상승률로는 22.7%에 이른다. 이는 직전 1년 동안(2019년 3월~2020년 3월) 소형 아파트값이 7246만원(13.1%) 상승했던 것과 비교해 갑절 가깝게 빠른 것으로, 1년 전 집을 사려다가 미뤘던 가족이 지금 같은 집을 사려 한다면 1억4천만원 넘는 돈이 더 필요한 셈이다.
소형 아파트가 비교적 많이 몰려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지역에서도 지은 지 30년이 넘어 낡고 비좁은 아파트 가격이 1년 새 크게 오른 것이 확인된다. 준공 35년 된 노원구 월계동 미성아파트 전용면적 50.14㎡는 지난달 17일 7억9500만원(2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6억원이 넘지 않았는데, 1년 새 1억5천만~2억원이 올랐다. 입주 34년째를 맞은 구로동 한신아파트 44.78㎡는 지난해 7월 4억원(5층), 12월 5억원(8층)을 차례로 넘긴 뒤 지난달 10일 5억3500만원(6층)에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1년 새 1억5천만원가량 올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서울 집값이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2·4 공급대책’ 등으로 인한 공급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인 분위기이지만, 여전히 서울 외곽의 중저가 중소형 단지로는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강북과 금관구 등지의 노후 소형 아파트 단지의 경우 최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국면에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퍼진 것도 집값이 강세를 보이는 배경”이라고 짚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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