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가 5월1일 설립하기로 한 신규 지주회사의 사명이 엘엑스(LX)홀딩스로 결정된 가운데, 2012년부터 엘엑스(LX)를 사명으로 쓰고 있는 한국국토정보공사의 김정렬 사장이 “공공기관이 이미 10년 넘게 써온 사명을 쓰지 않는 것이 상식에 부합되고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상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사와 동일한 영문 약자 사용을 추진하고 있는 엘엑스홀딩스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디자인이 같지 않아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엘엑스홀딩스 쪽 주장에 대해 “문자와 디자인이 일체가 되어 회사를 식별하고 통일성을 확인해주는 것인데 단순히 디자인만 가지고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표법 상 허용될지 모르지만 일반 상식에는 부합하지 않는 선택”이라고 반박했다.
업역이 같지 않다는 엘엑스홀딩스 쪽 주장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에서 보면 엘엑스홀딩스는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공사인 엘엑스가 자회사로 인식될 수 있다”며 “이제 새로 시작하는 이름으로 구태여 엘엑스를 써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12년 국토정보 전문기관으로 출범하면서 엘엑스를 영문 약자로 사용해 왔다.
김 사장은 “엘엑스홀딩스가 5월1일 출범해야 쟁송이 가능한 법적 상태가 된다”며 이후 상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기관과 유사명칭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 규정이 있지만 영문 약자 등은 보호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서 제도 보완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사장은 엘엑스홀딩스와의 협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문을 열어놨다. 그는 “국민들에게 혼동을 주지 않고 업역이 중복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하거나 디자인을 일부 변경·추가하는 방법 등 (엘엑스홀딩스와) 만나서 얘기할 용의가 있다”며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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