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대책이 나온 이래 서울 아파트를 사려는 매수심리가 7주째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의 30대 구매 비중은 여전히 지난해 ‘공황매수’(패닉바잉) 국면과 유사한 수준이고 4·7 서울시장 재보선 등이 있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매매수급동향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의 매매수급지수는 3월29일 기준 101.0으로 1주 전인 3월22일 기준 104.1에 견줘 3.1포인트 빠졌다. 이는 지난 2월8일 기준 111.9를 찍은 이래 7주째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10월5일 기준 99.9로 100이 무너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월30일 100.2로 100을 넘어선 뒤 계속 올라 2월8일 최근 6개월 사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서울 강북 14개구의 경우 지난 11월9일 100.1을 기록한 이래로 20주만에 99.4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상태가 됐다. 매매수급지구는 0~200으로 산출되는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 보다 많고, 100 아래면 수요가 공급 보다 적은 상태를 뜻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2·4 대책으로 정부가 주택 공급 시그널을 준 다음부터 관망이 시작됐고 이후 대출금리 상승,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 이슈나 지티엑스(GTX)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에 국지적으로 수요가 유입되면서 전반적으로는 혼조세를 보이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매수심리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서울시장 선거와 6월1일 보유세 산정 시점 등이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공황매수’(패닉바잉)으로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30대의 경우 여전히 30%가 넘는 매수 비중을 보이고 있다. 1월에 39.6%로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2월에도 35.9%로 높은 수준이다. 2019년 12월 서울 아파트의 30대 매수 비중은 28.5%로 40대 29.5%보다 소폭 낮았으나, 2020년 1월(30대 30.4%, 40대 28.9%) 역전돼 지난해 내내 전 연령대에서 매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편 전세시장도 수급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16일 133.3으로 연간 최고치를 찍었던 전세수급지수는 이후 줄곧 하락해 3월29일 기준 107.1을 기록했다. 강남 11개 구(104.6)가 강북 14개구(109.5)보다 수치가 낮았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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