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이 해당지역 구청장들과 함께 3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1차 후보지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명·시흥 새도시처럼 도심 공공개발 예정지로 발표된 ‘증산4구역’에 투기한 공직자는 없을까. 공직자 재산공개 범위 확대 및 부동산분석원 출범 등 공직자 투기 감시 제도가 상반기 중 실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도심 공공개발이 새로운 제도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31일 “7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예정지구 지정 이전에 엘에이치 임직원 등 공직자 재산공개 및 부동산분석원과 같은 공직자 투기 여부 검증 체계가 완비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심 공공개발 예정지에 대한 공직자 투기 여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천구·도봉구·영등포구·은평구 4개 구에서 21곳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발표하면서 국토부는 후보지가 포함되거나 인접한 14개 동에 대해 지난 1년 간 부동산 거래 동향을 조사한 결과 특이동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가격 급등이나 거래건수 급증과 같은 시장 전반의 특이동향 정도를 파악한 수준이다. 공직자 투기 여부 검증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이에 대해서는 도심 공공개발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공직자 조사보다는 상반기 중에 제도화될 공직자 투기 근절 방안을 활용해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엘에이치(LH) 사태’로 인해 완비되는 공직자 부동산 투기 감시제도가 적용되는 첫 사례가 도심 공공개발이 되는 셈이다.
후보지 공개와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절차에 돌입하는 새도시 개발이나 공공재개발과 달리 2·4 도심 공공개발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2·4 대책 발표 당시 발표일 이후 주택을 매입한 매수자에게는 아파트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 청산’ 원칙을 세운 것이 시장 과열을 막고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통상 개발 예정지라고 하면 빌라를 매입하는 투기수요들이 집중될텐데 현금청산 원칙을 세우면서 2월 이후 거래가 거의 중단된 상태”라며 “현금청산 원칙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어떤 투기근절책보다 강력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장 과열 징후가 나타나면 언제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들어갈 수 있다”며 “기획부동산의 지분쪼개기 등 위법 사항이 있는 부동산 거래는 수사 의뢰 등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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