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부동산

수익률 30%p 높인 공공개발, LH 후폭풍·지주 반대 뚫을까

등록 2021-03-31 16:50수정 2021-04-01 02:32

서울 도심 공공주택 첫 후보지 21곳 공개

고밀도 공공개발 사업성 껑충
21개지역 용적률 평균 380%로 상향

총 2만5천채 중 1만3천채 일반 공급
민간개발보다 10~30%p 고수익 보장

역세권 9곳·주거지 10곳·준공업지 2곳
영등포역 일대 2580가구 복합시설

신길동·불광동 빌라촌 고층 단지로
“사업성 높였지만 3분의2 동의 난제”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는 31일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첫 선도사업 후보지 21곳을 공개하면서 기대되는 사업 효과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주택 공급 물량이 어느 정도 늘어나고 토지주가 일반 개발사업 때보다 얼마의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우선 21개 구역의 용적률은 현재 평균 142%에서 이번 사업으로 평균 380%로 껑충 높아지게 된다. 용적률이 최고 700%로 높은 역세권 사업지 9곳을 뺀 12곳의 평균 용적률만 따져도 279%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1~2단계의 용도지역 상향(종상향) 지원을 통해 용적률이 현행보다 평균 238%포인트, 민간 재개발사업보다는 111%포인트 높아진다.

이에 따라 21곳의 주택 건설 총 가구수는 2만5105가구로, 현재 노후 주택 수 1만2222가구의 2.05배로 증가한다. 민간 재개발을 했을 때에 견줘선 1.4배에 이르는 물량이다. 토지주나 주택 소유자로서 주택을 배정받는 조합원이 몇명이 될지는 유동적이지만, 현행 주택 수 정도라고 가정한다면 21곳에서 약 1만3천가구가 일반 실수요자에게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20~30%는 공공자가주택과 공공임대로 공급하게 된다.

국토부는 이와 같은 일반분양 물량 증가 등에 따른 사업성 개선을 통해 토지주에게 적용되는 분양가는 시세 대비 평균 63.9%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 민간 재개발사업의 평균 조합원 분양가는 시세 대비 75.1%다. 또 토지주 수익률은 ‘시세차익(시세–분양가)/종전자산가액’의 공식으로 계산되는데, 이를 적용하면 사업 수익률은 90.5%로 민간 재개발사업(60.9%)보다 29.6%포인트 높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앞서 2·4 대책을 발표하면서 토지주에게 일반 민간 개발사업보다 10~30%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공언한 추가 수익률이 이들 21개 단지에서 구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도심 공공개발 선도사업 후보지 21곳은 유형별로 역세권 9곳, 준공업지 2곳, 저층주거지 10곳 등이다. 역세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지역은 영등포역 뒤편 역세권 부지로, 사업면적 9만5천㎡에 258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와 고층 업무·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영등포역 인근은 재정비촉진사업 등 개발사업이 다수 진행되고 있으나 역 뒤편은 지상으로 지나는 철도 때문에 사업 여건이 열악하고 소규모 필지가 많아 민간 개발에도 한계가 있었다. 국토부는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인 이 지역을 3종 혹은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용적률을 현재 156%에서 최대 400~500%까지 올려 고밀 복합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저층 주거지 개발사업 후보지로는 은평구 5곳, 영등포구 3곳, 도봉구 2곳이 뽑혔다. 영등포구 신길4구역은 5만1901㎡ 규모로, 2014년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돼 바로 옆 신길3·5·8·9·12구역 등이 고밀 개발을 추진하는 동안 이를 보고만 있어야 했다. 국토부는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저층 주택이 밀집한 이곳을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현재 135%인 용적률을 최대 300%까지 올려 1200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와 근린공원, 상업시설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역시 저층 주택 밀집지역인 은평구 불광동 불광근린공원 인근 6만7335㎡도 고층 아파트 단지로 개발된다. 이 지역은 주거환경이 열악하지만 이미 종전 개발 밀도가 130.7%로 높아 민간 주도로 개발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주민들은 공공재개발사업에도 신청했으나 노후 건축물 연면적 기준에 미달해 탈락하는 등 개발 계획이 좌초됐다. 이 지역은 앞으로 광역급행철도(GTX) 역세권으로 주택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용적률 상향을 통해 1650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번 도심 공공개발 사업지의 토지주 수익률이 민간 재개발 방식보다 29.6% 높아지면서 사업성 전망에는 확실한 청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2·4 대책 발표 이후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사태로 엘에이치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사업자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은 “아무래도 엘에이치 사태 이후 공공 직접시행 방식에 대한 토지주들의 걱정이 커진 게 사실”이라며 “민간 사업자와 공공기관의 협업 모델을 만드는 등 민간의 역할을 좀 더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 구조를 보완해주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엘에이치와 에스에이치 등 공공사업자가 토지주나 조합원들의 뜻에 따라 전체 사업을 이끌게 되지만 가장 중요한 시공은 주민들이 희망하는 민간 건설사가 맡는 방식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후보지 21곳은 조만간 주민 동의율 10%를 채우는 대로 예정지구로 지정되며, 이후 1년 이내에 토지주 3분의 2 동의를 받지 못하면 사업이 취소된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50대 이상 자영업자 빚 740조…절반이 다중채무자 1.

50대 이상 자영업자 빚 740조…절반이 다중채무자

세 번째 ‘1유로=1달러’ 오나? 지칠 줄 모르는 달러 강세 2.

세 번째 ‘1유로=1달러’ 오나? 지칠 줄 모르는 달러 강세

블랙박스서 ‘사라진 4분’…참사 항공기 보조배터리도 없었다 3.

블랙박스서 ‘사라진 4분’…참사 항공기 보조배터리도 없었다

빗썸, 입출금 제휴 NH농협은행서 KB국민은행으로 변경 4.

빗썸, 입출금 제휴 NH농협은행서 KB국민은행으로 변경

지난해 ‘소비절벽’ 21년 만 최악…차·옷·먹거리 전방위 감소 5.

지난해 ‘소비절벽’ 21년 만 최악…차·옷·먹거리 전방위 감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