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의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아파트 매맷값이 하락할 때 전세가율 상승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현상은 매맷값보다 가파른 전셋값 급등에 기인한 것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15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4.2%로, 9월(53.6%)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2016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016년 6월(75.1%)에서 올해 8월(53.3%)까지 하락세였다. 또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도 2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65.5%에 이르렀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 상승은 최근 임대차 3법 영향으로 전셋값이 뛰어오른 데 반해 매맷값 상승은 소폭에 그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은 0.68% 올랐지만 전셋값 상승률은 1.05%로 갑절 가까이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서울은 매맷값이 0.74% 오를 때 전셋값은 1.36%나 상승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최근 아파트 매맷값이 하락하지 않는 가운데 전세 수요가 급증하는 곳에서 시장 과열이 빚어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다시 유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 김포시와 파주시 등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는 최근 무주택 실수요자 뿐만 아니라 다주택자의 갭투자도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들 지역은 주택담보비율(LTV)이 70%까지 가능하고 대출을 받아도 전입 의무가 없으며, 2주택자도 취득세가 1~3%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이들 지역과 충청권, 부산광역시 등 집값이 급등한 곳을 대상으로 규제지역 지정 검토에 들어갔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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