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가능 매물을 안내하는 다방 어플리케이션 필터 적용 화면. 다방 어플리케이션 갈무리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이 두달 연속 내림세인 가운데, 서울 원룸의 평균 전세 실거래가격은 지난달 처음으로 1억6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인 가구들의 전세 선호도가 강해진데다 전세 대출이 증가한 것도 전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지난달 서울 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주택의 국토교통부 전세 실거래가격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전용면적 30㎡ 이하인 원룸의 평균 전세 실거래가격은 1억6246만원으로 7월(1억5926만원)에 견줘 2.1%(321만원) 올랐다. 원룸 전세 실거래가격은 지난해 1월(1억2385만원) 이후 꾸준히 상승해 올해 1월(1억3950만원)까지 1년 새 1565만원 올랐으나, 올 들어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지난달 원룸 평균 전세 실거래가격(1억6246만원)은 지난 1월(1억3950만원)에 견줘 2296만원이 오른 것이다. 지난해 1월 기준 원룸 전세 실거래가격이 1억원 미만이었던 곳은 강북구(6699만원), 노원구(6476만원), 도봉구(8860만원), 동대문구(8884만원), 서대문구(9707만원), 종로구(8897만원) 6곳이었으나 지난달에는 강북구(9403만원)와 노원구(8635만원) 등 2곳으로 줄었다.
지난해 1월에 견줘 지난달에 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중구(69.7%, 1억589만원→1억7965만원), 강남구(52.8%, 1억5261만원→2억3313만원), 도봉구(44.8%, 8860만원→1억2826만원), 중랑구(41.1%, 1억2207만원→1억7221만원), 서초구(41.0%, 1억6932만원→2억3875만원) 순이었다.
특히 원룸을 비롯한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밀집 지역이 많은 송파구의 경우 지난달 원룸 전세 실거래가격(1억8712만원→2억614만원)이 2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송파구를 비롯해 강남구(2억3313만원), 서초구(2억3875만원) 등 강남 3구의 원룸 전세 실거래가격이 모두 2억원을 넘게 됐다.
기존에 월세가 대다수였던 원룸마저 전세 가격이 이렇게 상승한 데에는 1~2인 가구의 전세 선호와 최근 저금리 상황에서 전세 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방 데이터분석센터 관계자는 “다방 매물 데이터를 보면 평균 월세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반면 전세는 상승하고 있는데 1인 가구의 전세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는 임차인들이 전세대출 받을 것을 감안하고 임대인 쪽에서 ‘전세대출가능’이라고 안내하거나 전세가격을 더 많이 올려서 내놓는 매물이 있을 정도로 전세대출의 영향도 작지 않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