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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강남 토지거래허가 두 달…집 거래 급감, 가격 상승 둔화

등록 2020-08-23 20:08수정 2020-08-24 10:14

주택 89건 거래...작년보다 86%↓
오르던 매맷값도 최근 2주 보합
일부선 신고가 경신..."예단 일러"
5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5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뒤 매매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고 아파트 매맷값 상승 폭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토교통부와 강남구, 송파구 말을 종합하면, 대치·잠실·삼성·청담동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지난 6월23일부터 이날까지 두달 동안 거래가 허가된 주택은 총 89건으로 집계됐다. 동별로 잠실동 27건, 삼성동 22건, 대치동 21건, 청담동 19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이들 4개 동의 아파트 매매가 635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86%(546건) 급감한 것이다. 지난 6월 매매량(559건)에 견줘서도 대폭 줄어들었다.

정부는 지난 ‘6·17 대책’을 통해 6월23일부터 1년간 이들 4개 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서울시가 잠실~코엑스 일대에 조성 중인 국제교류복합지구(SID)로 인해 투기 수요가 유입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허가구역 지정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는 토지면적을 기준으로 주거용은 18㎡, 상업용은 20㎡를 넘는 부동산을 사려면 계약 전에 관할 구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며 신고한 실수요 목적대로 이용해야 한다. 주택을 사면 바로 입주해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뒤 이들 지역이 속한 강남·송파구 매맷값 상승세도 주춤해졌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17일 기준으로 조사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7월 첫주 각각 0.12%, 0.18% 수준의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던 강남·송파구 아파트 매맷값은 최근 들어 오름세가 크게 둔화됐다. 강남구가 최근 2주간 미미한 변동률(0.01%→0.01%)을 보였고 송파구는 2주 연속 보합(0.00%→0.00%)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이들 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에서도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일부 나오고 있는 만큼 집값 향방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면적 84.83㎡는 지난달 28일 21억5천만원(9층)에 계약이 이뤄져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이전인 6월22일에 기록한 최고가(21억원)를 갈아치웠다. 삼성동 ‘쌍용플래티넘’ 전용 156.97㎡도 지난 3일 21억원(8층)에 실거래가 등록되면서 6월20일 거래가(19억3천만원, 5층)보다 1억7천만원 뛰었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건수는 적지만 이들 강남권 4개 동에서 최근 매매가 이뤄진 아파트 대부분은 대출이 불가능한 15억원 초과 고가주택”이라며 “자금력 있는 실수요자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데 반해 다주택자와 법인의 보유 매물이 시장에 충분히 나오지 않는다면 고가주택 집값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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