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공주택의 공급 물량 확대뿐만 아니라 공급 방식에서도 새로운 방안을 내놨다. 공공참여 고밀 재건축과 신규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공공분양 주택에 ‘지분 적립형 분양주택’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지분 적립형 분양주택은 입주자가 초기에는 일정 지분만 매입하고 거주하는 동안 지분 매입 규모를 늘려가 최종적으로 100% 매입하는 방식이다. 분양가 5억원짜리 아파트라면 초기 40% 지분율로 2억원만 내고도 입주할 수 있고, 공공기관(리츠)이 갖고 있는 나머지 지분에 대해선 임대료를 지불하게 된다. 정부는 구체적인 지분 매입 기간, 입주자 선정 방식 등은 올해 하반기 중 따로 발표할 예정이다. 또 투기 방지를 위해 20년간 전매제한, 실거주 요건 등을 부여하기로 했다.

지분 적립형 분양주택 물량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공공분양 가운데 지분 적립형 주택을 얼마나 넣을지는 토지 소유자인 서울시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결정하게 된다. 다만, 지분 적립형 주택 공급에 적극적인 서울시는 소유 부지에서 공급되는 공공분양 주택의 절반 정도를 지분 적립형으로 짓는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8년까지 서울시가 공급할 지분 적립형 주택은 1만7천호 정도에 이를 것”이라며 “3040 세대의 입주 기회 확대를 위해 무주택 기간, 입주자 저축 납입액 등과 관계없이 추첨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분 적립형 주택은 과거 대한주택공사가 수도권 공공택지에 ‘분납 임대주택’이라는 명칭으로 한차례 선보인 적이 있다. 2009년 오산세교지구(전용면적 59㎡ 832가구) 시범사업으로 공급된 지분형 주택은 초기 지분 매입 비율이 30%, 입주 후 4년차에 20%, 8년차에 20%, 10년차에 나머지 30%를 내고 소유권을 갖게 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당시 주택경기 침체 여파로 1~3순위 청약에서 평균 0.77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는 실패했다.

한편 정부는 공공주택에 지분 적립형 주택 외에 다양한 공급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선 추후에 논의할 과제로 미뤘다. 지난달 경기도가 제시해 화제를 모았던 경기도형 기본주택(중산층용 임대주택)을 비롯해 환매조건부 주택, 유형 통합형 공공임대 등의 공급 방식은 향후 3기 새도시와 신규 공공택지에서 주택 공급이 본격화되기 전에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