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대우건설이 서울 중구 세운상가 일대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서 첫 분양에 나선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가 정부의 6·17대책 발표 이후 새삼 주목받고 있다. 대책 전에 입주자 모집공고가 이뤄진 주택을 계약하는 경우에는 6·17대책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6·17대책의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을 보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 모든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무주택자는 주택가격과 관계없이 6개월 이내 신규주택에 입주해야 하며, 1주택자의 경우는 6개월 이내 기존주택을 처분하고 신규주택에 입주하도록 했다. 종전에는 무주택자가 9억원 이상 주택의 주담대를 받는 경우에 한해 투기과열지구는 1년, 조정대상지역은 2년 내 전입 의무가 각각 적용됐는데 이제는 주택 가액, 규제 수준에 관계없이 전입 의무가 6개월로 단축된 것이다. 또 1주택자의 경우는 종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선 1년 이내, 조정대상지역은 2년 이내 기존 주택 처분 및 신규주택 전입의무가 적용됐다가 이번에 모두 처분 및 전입의무 기간이 6개월로 단축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번 대출 규제 조처의 시행 시점이다. 정부는 6·17대책에서 이번 조처를 전산개발 및 준비 등을 감안해 7월1일 이후 신규 대출 신청분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예외적으로 그 이전에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이미 납부한 경우에 한해선 실수요자 보호 차원에서 종전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선, 대책 발표일(6월17일) 이전에 입주자 모집공고가 이뤄진 신규 분양 주택은 계약일과 관계없이 종전 규정을 적용받는 것으로 금융당국의 해석을 받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는 지난달 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이달 18~19일 정당계약이 이뤄졌으며 현재 잔여물량을 분양 중이다. 따라서 계약자는 강화된 대출 규제가 아니라 종전대로 무주택자의 경우 전입의무 면제(분양가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경우 1년 내 기존주택 처분 및 전입의무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또 6·17대책에 따라 모든 지역에서 주택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됐지만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는 기존 규정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20~50%가 적용돼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6-3구역인 서울 중구 인현동2가 151-1번지 일원에 들어선다. 지상 26층, 전용면적 24~42㎡ 총 614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으로 조성되며, 이달 초 16층 이상에 위치한 도시형생활주택 293가구가 먼저 분양에 들어갔다. 분양가는 4억~5억원 초·중반대에 이른다. 푸르지오 헤리시티 분양 관계자는 “강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데 따라 임대사업용 투자자 외에 실수요자들도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