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전지 등 사업자 공모하며
시공능력평가 순위 점수차 크게 둬
사실상 10위 이내 건설사 몰아주기
시공능력평가 순위 점수차 크게 둬
사실상 10위 이내 건설사 몰아주기
경기 의정부시내 3곳의 군부대 터를 주택단지와 공공시설 등으로 개발하기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 과정에서 ‘대형 건설사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 공모 지침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방식이 통상적인 범위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대형 건설사를 우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7일 건설업계 말을 종합하면, 의정부시는 최근 의정부동 ‘캠프 라과디아’, 호원동 ‘캠프 잭슨’, 용현동 ‘306보충대’ 등 미군 이전지 2곳과 폐쇄된 국군시설 1곳을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개발하기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에 잇따라 나섰다. 의정부시는 시내 요지에 위치한 이들 지역에 주택단지, 공공청사, 지식산업센터, 주상복합, 근린상가, 공원 등을 조성해 시민들의 삶에 활력을 제공할 새로운 랜드마크(상징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아파트 건설 계획이 포함된 캠프 라과디아, 306보충대 개발사업은 업계에서 오래전부터 눈독을 들여왔던 수익성이 양호한 사업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3곳의 공모 사업 중 가장 먼저 지난달 27일 사업신청서가 접수 마감된 ‘캠프 라과디아’(3만6297㎡)에 출사표를 던진 5개 건설사가 모두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로 파악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사업수행능력 평가 부문에서 시공능력평가 1~10위 건설사에 200점(총점 1300점)의 가산점을 주고 11~20위는 160점, 21~30위는 120점 등으로 큰 점수차를 매긴 방식에 따라, 10위 이내 대형사만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5위), 포스코건설(6위), 현대엔지니어링(7위), 현대산업개발(9위), 호반건설(10위)이 사업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모 공고를 내고 다음달 사업신청서를 접수하는 ‘306보충대’(29만3814㎡) 개발 사업도 대형 건설사 독식 구도가 예상되기는 마찬가지다. 이 사업도 건설사 사업수행능력 평가 가점에서 시공능력평가 1~10위 100점, 11~20위 80점 등으로 차이를 두고 있다. 이곳은 아파트 3개 블록과 주상복합 1블록, 지식산업센터 등을 짓는 대규모 사업으로, 현대건설을 비롯한 대형사들이 뛰어들 준비에 나섰다.
업계에선 지자체의 민간사업자 공모 때 통상 건설사의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따라 가점을 주기는 하지만 의정부시처럼 큰 점수 차이를 둔다면 사실상 ‘대형 건설사 몰아주기’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최근 파주시 ‘파주캠프하우즈’ 도시개발 사업자 공모에선 시공능력평가 1~5위 100점, 6~10위 95점, 11~15위 90점 등 단계별로 소폭의 차등을 두었다. 또 서울주택도시공사(SH)나 경기도시공사 등은 최근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자 공모에서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따른 가점제를 없애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 균형개발과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밀리는 중견 건설사는 대형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할 수 있으며, 라과디아에 신청한 컨소시엄 가운데 그런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