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덕은지구에서 공급된 오피스텔 본보기집.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공공이 주도한 도시개발사업지구인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에 이달 선보이는 한 대형건설사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지난해 같은 지구에서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에 견줘 30%가량 높게 책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 말을 종합하면, 이달 말 분양하는 고양 덕은지구 디엠씨(DMC)리버파크자이(A4블록)와 디엠씨리버포레자이(A7블록)의 3.3㎡당 분양가는 각각 2583만원과 2630만원에 최근 고양시청으로부터 분양가 승인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7월과 11월 덕은지구에서 3.3㎡당 평균 1900만~2천만원선에 공급된 덕은대방노블랜드(A5블록)와 덕은중흥에스클래스(A2블록)의 분양가보다 30% 정도 높은 금액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이번 분양가는 지난 3월 공공택지인 경기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S9블록에 분양된 ‘과천제이드자이’의 분양가 3.3㎡당 224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민간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로 이달 분양 예정인 서울 양천구 신정동 호반써밋목동의 3.3㎡당 분양가(2488만원)보다도 비싸다.
디엠씨리버파크자이와 디엠씨리버포레자이의 분양가격이 높아진 것은 1차적으로 시행사인 화이트코리아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토지를 비싸게 매입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지난해 분양한 2개 블록은 엘에이치 토지 매각가격이 3.3㎡당 1525만~1666만원(최저입찰가 1234만~1280만원)이었으나 이번에 분양하는 2개 블록의 토지 매각가격은 3.3㎡당 2626만~2740만원(최저입찰가 1729만~1815만원)으로 훨씬 높았다. 엘에이치는 공공주택사업지구에서는 추첨제로 공동주택 용지를 공급하지만, 고양 덕은지구와 같은 도시개발사업지구는 도시개발법에 따라 최고가 낙찰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했다. 엘에이치 관계자는 “같은 지구라도 택지조성 원가에 차이가 있는 데다, 택지 매각 시점의 부동산 경기에 따라 업체간 입찰 경쟁이 과열되기도 해 블록별 택지비 차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공공사업자인 엘에이치가 아파트용지에 대한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최대의 수익을 올렸다는 비판으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하다.
이와 함께 분양가상한제의 한계가 노정됐다는 지적도 있다. 분양가상한제 대상 아파트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분양가심사위원회가 건축비·택지비 등 정해진 기준에 따라 분양가를 심의하고, 지자체가 이를 승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최종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크게 낮아지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번 덕은지구 디엠씨자이처럼 시행사가 매입한 택지비가 비싼 경우에는 고분양가를 제어할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덕은지구는 행정구역상 경기도 고양시에 속하나 서울 마포구 상암지구와 인접하고, 가양대교만 건너면 강서구 마곡지구가 위치해 있는 등 입지여건이 양호해 지난해 2개 단지의 분양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분양가격이 갑자기 뛰어오른 이번 아파트에 대해 청약 수요자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덕은지구 청약을 계획 중이라는 한 수요자는 “몇달 사이에 분양가격이 이 정도로 높아질 줄 알았다면 지난해 청약을 넣었어야 했다는 후회가 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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