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서울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멈췄다. 지난해 7월 첫째 주 상승 전환한 이후 37주 만으로, 하락 압력이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9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16일 조사 기준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전 주 대비 0.00%로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여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정부의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이후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는 데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서울 강남권은 하락폭이 커졌고 비강남권은 상승폭이 둔화했다. 강남4구(동남권)의 경우 지난주 -0.05%에서 이번주 -0.09%로 낙폭이 확대됐다. 강남구와 서초구가 지난주 -0.06%에서 이번주 나란히 -0.12%로 하락폭이 각각 2배로 확대됐고 송파구도 0.08% 떨어져 지난주(-0.06%)보다 낙폭을 키웠다. 강동구는 지난주 0.02% 상승에서 금주 0.01%로 오름폭이 둔화했다.
최근 집값이 강세인 노원구는 지난주 0.09%에서 금주 0.06%로 상승폭이 줄었고 광진구는 5주 연속 보합을 기록했다. 성동구(0.02%), 마포구(0.04%) 등도 상승폭이 감소했다.
이에 반해 수도권 지역은 강세를 보인 곳이 많았다. 인천의 경우 광역급행철도(GTX) 호재가 있는 연수구가 0.95% 오르고 미추홀구가 0.57% 뛰는 등 강세를 보이며 지난주 0.38%에서 이번주 0.53%로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달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이 이뤄진 수원시는 0.75% 올랐고 용인시(0.48%)도 신분당선·수인선 등 교통 호재로 강세가 이어졌다. 지난주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군포시는 이번주 1.37% 올라 지난주(1.1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에 비해 지난주 1.95% 올랐던 오산은 이번주 0.82%로 상승폭이 절반으로 꺾였다. 과천(-0.32%)은 4월 입주예정인 새 아파트 단지(과천푸르지오써밋 1571가구) 영향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지방에서는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 아파트값이 0.05% 내려 전주(-0.04%)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반면 올해 공시가격이 지방에서 가장 많이 오른 대전은 0.46% 올라 지난주(0.4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번주 아파트값 조사에는 지난 1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대폭 인하와 18일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등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후 저금리 영향보다는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 증가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등이 집값 하락 압력을 높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